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 '4차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 정책 방향' 토론회 열어
망중립성 완화 놓고 네트워크·플랫폼 업체 이해관계 대립 치열…
정부 "이해관계자 참여 정책협의체 통해 의견 수렴 예정"

지난 6일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 정책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이원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대호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사진=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해 말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성(network neutrality)' 폐지를 의결함에 따른 촉발된 국내 망중립성 존폐 논란이 국내 네트워크 사업자와 인터넷 플랫폼 업체간의 갈등으로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 정책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융합시대의 망중립성 정책 진화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5G서비스는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 다양한 파생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인공지능(AI)·자율주행차·공공안전·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맞춰 차등화된 속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5G 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이어 "기존 망중립성 원칙을 완화해 시장참여자간의 비용과 수익의 공정한 배분, 이용자 서비스 효율성의 극대화를 도모함과 동시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 출시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통신사업자들의 5G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대호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생태계로서의 ICT 진화와 올바른 망중립성 정책'이라는 발제를 통해 "지난 2011년 정부의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이전과 이후 국내 이동통신3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를 비교해보면 뚜렷한 차이점이 없다"며 "우리나라는 망중립성 뿐만 아니라 검색중립성·플랫폼중립성의 문제도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 정책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박지환 사단법인 오픈넷 변호사, 김순용 KT CR부문 정책협력담당 상무,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사진=이욱신 기자


이원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공익산업법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통신사와 포털 진영은 찬반으로 팽팽히 의견이 갈렸다. 이통사측은 5G 투자를 위한 망중립성 완화를 적극적으로 촉구했다.


김성진 SK브로드밴드 CR전략실장은 "글로벌 시가총액 톱10 기업 대부분이 인터넷 업체이고 통신사업자들은 없을 정도로 플랫폼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됐지만 이들의 네트워크 투자비용 부담은 미미하다"며 "망중립성이 완화되더라도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5G 무선·10기가 유선시대에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자 VR·AR 등 CP(콘텐츠 제공업체)를 찾아 다니느라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순용 KT CR부문 정책협력담당 상무 또한 "현재 이통사는 해외의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국내의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포털 업체의 협력회사가 돼 버렸다"며 "소형차의 도로 통행과 도로망 보호를 위해 화물차 중량 제한을 하듯이 현재 '빅가이(대형 플랫폼 업체)'를 위한 망무관심성·망무책임성이 된 망중립성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시총 톱 10중 네이버만 6위로 올라갈 정도로 인터넷 업체가 여전히 약자적 위치에 있다"며 "5G 투자재원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통3사가 합의해 마케팅 비용 1조씩만 줄여도 충분히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지환 사단법인 오픈넷 변호사는 "우리나라 망중립성 수준이 규제완화를 논의해야 될 정도로 강한 수준인지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가 제시돼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보다는 비대칭정보영역인 통신사업에 대해 모니터링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정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5G시대 자율주행차·VR등 서비스별로, 같은 원격의료라 하더라도 일반 진단과 수술 등 서비스 내 속도·용량의 차이 등 다양한 수요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망중립성에 대한 합의된 방향을 찾기 어렵다"며 "정부는 계속 글로벌 추세, 서비스 동향, 투자 및 인터넷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함과 동시에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정책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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