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잊고 있었던 갑질이 돌아왔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발화된 오너들의 갑질 논란은 또 다른 주제의 '미투(Me Too)' 운동으로 확대될 조짐이 보인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 이후로 4년 만에 그의 동생인 조현민 전무가 '물벼락 갑질'을 저질렀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A업체 광고팀장에게 소리를 치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 전무의 막말과 고성, 협박이 담긴 음성파일까지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조 전무의 행실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갑질(Gapjil)'이라는 단어로 소개되기에 이르렀다. 경찰은 조 전무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출국정지 처분을 내리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조만간 경찰 소환할 예정이다.

땅콩회항에서 물벼락까지 두 자매의 도 넘은 갑질이 알고 보니 '모태'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두 자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수행기사와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증언과 제보고 잇따르고 있는 것.

이 밖에 명품 밀반입과 조 전무의 불법 경영권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멈추지 않는 논란에 국민들은 대한항공 사명에서 '대한'이라는 말을 제외하고 태극 문양을 쓰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는 자신의 요강을 씻게 하고 직원마다 번호가 있어 벨을 누르면 수발을 들어야했다는 전직 수행비서의 폭로로 또 다른 갑질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 함께 불법유턴 지시와 폭언, 자신이 소지한 비비탄 총을 비서에게 뒤집어씌우는 등 권력을 휘둘렀다는 제보가 나왔다. 이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부적절한 처신으로 고통을 느낀 분들에게 사죄드린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옛말에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넉넉해야 사람들 도울 수 있다는 말이다. 갑질을 저지른 오너들의 삶은 마치 깨진 독과 같다. 그들의 삶에 물질적으로 쏟아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있으리라 짐작된다. 그것이 그저 천성 탓일 수도 있고 교육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한 누군가의 결핍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 이런 재벌 갑질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있어야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외신에서 비웃음을 사는 일을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