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2천억대 손실…7년만에 연간 적자 전환 예상돼
LCD패널 판가 연초 대비 20%↓…월드컵 특수도 기대 못 미쳐
광저우 OLED 공장 승인 미뤄져…높은 가격·수요부진 과제

▲ LG디스플레이의 하락세가 심상찮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는 중국산 공급과잉으로 판매가격 회복이 쉽지 않고 기대를 모았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전환도 속도를 내지 못하며 올해 실적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CEO(부회장)이 지난 4월 26일 열린 LG디스플레이 '2018 전사혁신 목표 필달 결의대회'에서 자사의 한계돌파 대상들을 붙인 55인치 폐 LCD(액정표시장치) 모듈을 망치로 깨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LG디스플레이의 하락세가 심상찮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는 중국산 공급과잉으로 판매가격 회복이 쉽지 않고 기대를 모았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전환도 속도를 내지 못하며 올해 실적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컨센서스(시장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2천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에 98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2조4천616억에 이르는 등 7년간 이어졌던 연간 영업이익 흑자행진을 올해 마감하고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은 지난해보다 17% 감소한 23조원, 영업손실은 7천11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매출의 90%를 차지했던 LCD 업황의 반등 또는 안정화 없이는 실적 회복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LCD TV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심화되고 있다"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의 10.5세대 팹(공장) 가동으로 TV 세트 업체들이 패널 구매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예정돼 있는 중국의 LCD 투자 계획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에도 적자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Witsview) 발표에 따르면 이번달 LCD TV 패널의 가격은 월초 대비 3.54% 하락해 177.3달러(약 19만6천500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220.1달러(24만4천원)이었던 것이 4월 197.3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추가 하락하며 최근 가격은 1월 대비 19.44% 하락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월드컵 등 빅 스포츠 이벤트 특수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약세로 인해 시장조사업체 IHS가 올해 TV 시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당초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감안해 올해 전년대비 4%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상범 부회장이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OLED 전환도 당초 계획했던 것 보다 진도가 부진하다. LG디스플레이는 7조4천억원을 투자해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TV용 OLED 패널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당초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이었지만 광저우 공장 설립에 따른 자국 내수시장 침해를 우려하는 중국 업체들의 견제로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우려에 대해 한 부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정부의 승인이 이번달 말 완료될 것이라고 못 박을 순 없다"면서도 "일정대로 큰 문제없이 잘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광저우 팹은 기대했던 6월 중 승인은 절차적 문제로 쉽지 않아 보이지만 결국 승인날 것으로 예상돼 내년 하반기 양산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OLED 패널의 높은 가격과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 등을 감안하면 LG디스플레이가 과연 수익을 낼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LCD의 구조적 공급초과, OLED의 고전, 막대한 캐팩스(설비투자) 부담, 감가상각비 증가, 글로벌 금리 상승 등 회사 경영진들이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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