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회 및 초반 연출에 따른 '역사왜곡' 논란, 그리고 국민청원 등장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사진=tvN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을 쓴 스타 작가, 매 작품마다 감각적인 영상미 선보이는 감독…제작진만 놓고 보더라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다. 

게다가 배우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그리고 김민정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캐스팅은 작품에 날개를 단 듯 했다. 지난달 7일 첫방송을 시청률 8.9%로 시작하더니 3회(7월 14일 방송)는 10% 돌파, 10회 방송까지 시청률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순탄할 것 같은 이 작품의 논란은 정작 '역사왜곡'에서 시작됐다. 대표적인 것은 배우 유연석이 연기하는 '구동매'가 흑룡회 한성지부장(현재 무신회로 전면 수정)이라는 설정과 초반 곳곳에서 드러났던 연출 때문이다.  

■ 흑룡회는 실존했던 단체…제작진, 논란 후 설정 전면 수정

사실 배우 유연석이 연기한 '흑룡회'라는 단체는 실존했다. 1901년 일본에서 결성된 우익단체로 한일합병(1910년 8월 27일, 경술국치)을 추진하고 일진회를 뒤에서 조종한 단체다. 이 곳의 이름이 그대로 드라마에 쓰이니, 사람들은 아무리 창작물이라고 해도 친일을 미화할 수 있는 의도가 있다면서 '역사왜곡'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 

제작진은 이에 앞서 언급했듯 흑룡회라는 이름을 무신회로 바꾸고  "친일미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스틸컷. 사진=tvN

 

■ 오해를 불러 일으켰던 초반 연출…조선인이 먼저 침략을 제안했다?

불편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는 반응이다. 초반 극중 인물 이완익(김의성)이 이토 히로부미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5만원만 내어주면 조선을 바치겠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조선인이 먼저 일본에 접촉했다는 점, 이것만 보더라도 조선은 침략받을 수 밖에 없는 나라, 일본은 침략국으로서의 책임은 없고 조선인의 제안에 응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추후 수출되고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 방영하기로 했다는 것을 염두하면 위태로운 연출이고 위험한 역사인식을 심어줄만한 장면이었다는 반응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스틸컷. 사진=tvN

 

■ 역사왜곡, 강력히 조치해야…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앞서 언급한 오해와 걱정을 정리한 청원글도 등장했다. 지난달 15일 시작된 이 청원은 "역사왜곡 드라마/영화에 대해 강력히 조치해달라"는 말과 함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설정과 연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청원자는 "미스터 션샤인은 분명 역사왜곡을 하고 있다"면서 "이 드라마는 피해국과 가해국 입장이 묘하게 전복되어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피해국이 아닌 그것을 '자초한 쪽'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드라마를 비판했다. 

또한 "역사가 접목된 문화 매체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늘 경각심을 가지고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식민사관 요소가 보일만한 매체들에 대해 끊임없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제작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당 청원은 2만7천872명(10일 오후 기준)이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자들은 이 드라마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미스터 션샤인은 총 24부작, 현재 절반가량 방송됐다. 제작진의 역량에 따라 향후 드라마 전개에 따라 '역사왜곡' 논란이 해결될지, 재점화될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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