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수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 애널리틱스(Risk Analytics) 리더

■ 자동차의 진화

『‘모빌’씨는 아침식사를 마치자 마자 모바일앱으로 자동차 시동을 켠다. 더운 여름이지만 자동차는 이미 시원하게 에어컨 바람을 내뿜고 있다. ‘모빌’씨가 차에 타자마자 스케줄 관리 모바일앱과 연동되어 앞 유리에 하루 스케줄이 디스플레이 된다. ‘모빌’씨가 내뱉는 숨을 감지해 건강상태를 체크하여 주치의에게 자동으로 전송된다. ‘모빌’씨의 퇴근 길에는 부족한 생필품 리스트와 위시리스트에 담아둔 상품이 어느 상점에서 세일 중인지 알뜰 정보를 보여준다.』

공상과학 소설에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과 가까워졌다. 이미 기술은 개발되었고,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와 보완 중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대략 2만여개에 달하고, 그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약 50배에 달하는 1백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전 세대 자동차는 기계 부품의 조립으로 이루어지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내연기관에 의해 바퀴가 굴러가는 이동 수단으로 활용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 자동차 세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의 집약으로 이동 수단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도구이자 네트워크 디바이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IT 진보와 더불어 자동차 산업과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자동차의 성능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네비게이션을 포함해 각종 전자장치가 자동차 주행에 핵심 요소가 되었다. 자율주행 기술은 이제 웬만한 상황은 스스로 대처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발전했다.

■ 자동차 본질의 변화

자동차의 본질은 무엇이며, 자동차로부터 얻는 가치는 무엇인가? 자동차의 미래를 내다 보기 위해서는 앞으로 소비자의 구매 목적과 용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의 발전 속도에 따라 소유하는 목적과 용도가 다양해 지고, 그에 따른 수요계층 역시 세분화되었다.

과거 자동차는 운송수단이며, 고가의 상품으로 일정 소득이 되지 않으면 구매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한번 구매하면 좀처럼 바꾸기 쉽지 않은 가정의 중요 자산이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층은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취미나 생활용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자동차의 교체 주기도 3년 ~ 5년으로 매우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의 자동차는 운송뿐만 아니라 IoT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이 접목된 전자장비이며, 개인의 일상이 관리되고 각종 정보를 주고 받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통해 구매가 수월해지고, 공유경제의 발달로 인해 카쉐어링 서비스를 활용하여 소유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소유가 아닌 공유의 대상이 되면서 카쉐어링 기업이 주요 소비자층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 자동차 산업의 미래

이종 산업인 완성차 산업과 ICT 산업의 융합이 촉발되면서 향후 어느 쪽이 기술지배를 하느냐에 따라 자동차 산업이 재편될 수 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동차는 강력한 네트워킹 디바이스로 변모하면서 드라이빙 형태가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기존 화석연료에서 전기에너지와 수소에너지로 운행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을 포함하면 자동차의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이 모두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미래의 자동차는 각종 IoT 기기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 기술로 운전자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학습한다. 최근, 완성차 기업들은 인구감소,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글, 애플, 소프트뱅크 등의 ICT 기업들과 손잡고 자동차와 연결된 각종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도요타는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와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 그리고 동남아 대표 차량 공유 서비스인 그랩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완성차 업체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향후 수요층의 변화를 내다 보고 수요자와 구매자를 분리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전 세대와는 다른 급격한 변화의 흐름이 자동차 산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과제가 되었듯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각종 기술의 융복합이 산업구조의 변화와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물어 가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채수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 애널리틱스(Risk Analytics)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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