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의 '국회의장 평양행' 제안에 발끈한 국회

▲ 문희상 국회의장이 3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4회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청와대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동행 초청을 문희상 국회의장이 거절하면서 청와대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 10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문 의장에게 평양 동행 초청을 했지만 문 의장은 거절했다. 이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의장단이란 그룹핑이 다소 생소하다”며 “얼마든지 국회의장이 국회대표로서 다녀오시는 것도 좋았을텐데”라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국회 안팎에서는 행정부 수반이 평양행을 가는데 국회 수반을 동행시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문희상 의장의 거부 결정은 참으로 지당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세계 어느 나라가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함께 외국을 방문한 사례가 있나”며 “방북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최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사진=김현수기자


한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이 평양행을 거부한 것을 두고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달 전부터 했던 요청을 이제와서 정략적이고 졸속이라고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여주기 정치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면서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손 대표는 “대화를 한다고 하면 실질적인 대화가 돼야 한다. 여야 대표를 데리고 가서 무엇을 하겠냐”며 “보여주는 것밖에 더 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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