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이제 첫걸음 시작됐다" - 김 위원장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 또 써나가야 겠다"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천지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1953년 휴전 이후 65년 간 이어진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및 적대관계 해소, '핵없는 한반도'를 만들자는 약속까지 사실상 종전선언에 가까운 결과물을 도출해낸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2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중 올 한해에만 3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평화한반도', '남북 간 교류재개', '북한의 비핵화 의지확인'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고, 김정은 위원장도 의지가 '실천'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사회에 묶여있던 발목이 풀리는 것은 물론, 남측과 경제교류 등 다양한 기회를 얻게 된다.

남북은 지난 18 ~ 19일 잇따라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가기로 했다.

사실 18일 첫번째 만남 때만 하더라도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19일의 두번째 만남에서 일사천리로 양 정상간 의기가 투합되면서 오전 11시 10분께 '9월 평양공동선언문'이 발표됐고, 여기에는 ▲상호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추진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사업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등 큰 틀의 합의가 담겼다.

또 이같은 방향에서 ▲10월 중 평양예술단 서울 공연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유치 협력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 기념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 영구적 폐기 ▲미국 상응조치 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추진 ▲김정은 위원장, 연내 서울 답방 등 각 분야에 걸쳐 결과물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은 군사분야의 긴장관계가 풀리게 되면서 국방비의 절감, 병력감축 등이 예상되고, 남북 간 철도가 연결되면서 과거 정권 부터 구상된 유라시아대륙철도 구상 등도 가능해졌다.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게 되면서 진출했다 폐쇄와 함께 타격을 입었던 기업들도 재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잠정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게 됐고, 무엇보다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아왔던 이산가족들은 생전 응어리진 한을 풀고 가게 됐다.

문화·예술·체육분야 교류도 한민족이 하나로 뭉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핵폐기 절차는 최대 관심꺼리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온다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정상이 방문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이번 방북 마지막날인 20일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함께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며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또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 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에서 내려온 뒤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전용기편으로 북한을 출발, 2박 3일에 걸친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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