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여가생활 즐긴다 VS 임금 줄고 공짜 야근 부지기수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뒤 서울 중구 청계천 광교에서 일찍 퇴근하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10월 8일은 300인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게 된지 딱 100일째 되는 날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5일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문화여가생활 변화 실태’에 관해 직장인 1천209명(단축근무 시행 653명, 미시행 5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9%가 노동시간 단축제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축근무를 시행하는 직장인(79.0%)이 더 긍적적인 답변을 내놨으며 단축근무를 하는 직장인 가운데 51.3%가 실제 여가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100일을 맞아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은 직장인들의 저녁시간에 대해 이모저모를 자세히 살펴봤다. 

 

문화센터에서 드럼 수업을 듣는 직장인의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 퇴근하고 문센갑니다
주 52시간 단축근무가 시행되면서 ‘정시퇴근’,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졌다. 퇴근 후 취미활동이나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면서 주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백화점 등 문화센터, 일명 ‘문센’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 따르면 올해 문화센터 수강생 중 2030대 고객이 전년대비 15% 증가했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이 단축돼 직장인들의 여가 시간이 확보되면서 문화계에서도 맞춤형 프로모션을 쏟아냈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평일 저녁 공연 감상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워라밸 프로모션’으로 진행한 결과 평소보다 2배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야근인듯 야근아닌 야근같은 것
근로시간이 단축되자 월급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서 현재 주 52시간 근무하는 직장인 회원 403명을 대상으로 퇴근 후 계획이 있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직장인 43.4%가 퇴근 후 계획이 있으며 계획 1위로 ‘아르바이트(70.9%)’를 꼽았다. 이유는 ‘근로시간으로 줄어든 월급(47.4%)’이었다. 

공식적인 근무시간은 줄었으나 업무량은 줄지 않아 퇴근 이후 자체적으로 몰래 일하는 ‘비공식 야근’을 하는 사람들도 함께 증가했다. 게임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34)는 “야근을 금지하기 위해 저녁 7시 셧다운제를 시행중이지만 소용없다”며 “일이 많을 때에는 저녁 7시 이후 직원들이 각자 노트북을 들고 근처 카페를 가서 일을 하거나 회의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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