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묘지·명당 집터는 어디?
시간... 돈... 마음... 지식... 명사... 건강... 엄청난 노력 뒷받침 돼야

누구나 명당이라고 하는 좋은 자리를 원한다.

주위를 둘러보지만, 명당을 차지한 사람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잘 사는 사람보다 못사는 사람이 많고, 잘되는 가게보다 장사 안 되는 가게가 훨씬 더 많다.

좋은 자리는 있다. 희소성 때문에 아무나 획득(?)하지 못할 뿐이다. 좋은 자리라고 해도 눈높이에 따라 순도가 다르다. 구리도 있고, 은도 있고 18K 그리고 24K가 있다. 순도가 높은 명당을 얻고 싶은데, 돈과 권력으로 차지하지 못하는 것이 명당이다. 왕이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것이 역사적인 사실이다.

순도 높은 자리는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명당을 찾지 못하는 여섯 가지 요인을 살펴보자.

첫째는 시간이고, 둘째는 돈이며,

셋째는 마음이고, 넷째는 지식이다.

다섯째는 명사(明師), 여섯째는 건강이다.

* 시간 - 젊은 시절 무슨 일이 그렇게 바쁜지 명당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 돈 - 명당을 갖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 확신 - 좋은 자리를 잡으면 정말 좋아지는지 확신이 없다.

* 지식 - 면장도 알아야 한다고 수 십 권의 책을 뒤져봐도 풍수를 모르기는 마찬가지이다.

* 명사 - 이름난 풍수사는 많아도 명사明師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 기력 - 명당을 얻고자하나 이젠 확인하러 다닐 기력조차 없다. 이제는 걸을 힘조차 없으니 명당은 나와 인연이 없나보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명사이다. 이름난 명名이 아니라 밝을 명이다. 명사는 돈을 요구하기 보다는 사람 됨됨이를 살핀다. 시간이 없어도, 풍수를 몰라도, 확신이 없어도, 기력이 쇠잔해도 명사의 마음만 얻으면 길지를 얻을 수 있다.

옛날과 달라서 돈은 있어야 한다, 길지는 얻는 것이 아니라 구입해야 하는 것이니까.

세상천지 온통 산이요 용인데 묘터와 집터가 어디에 숨었는지 알 길이 없다.

“알면서 모르는 체하는지,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지 풍수쟁이는 많은데 모두 제 잇속 차리기에 바쁘니, 유명한 풍수사는 있어도 밝은 풍수사는 만날 수가 없구나.”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풍수사 입장에서는 “이삼십년을 공부하여 터득한 풍수법인데, 점심 한 그릇으로 명당을 가지려하다니 얌체도 이런 얌체가 없다. 의사나 변호사한테는 수천만원을 갖다 바치면서”라고 개탄할 수 있다.

명사는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아는 모양이다. 그러니 아예 모르는 체 해버리는 게다.

그래도 정성이 있으면 명사를 만날 수 있다. 명사는 돈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만나는 것이다. 명사는 그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옛 설화 중에서 명사를 만나서 길지를 얻는 두 가지 실례를 들어보자.

(1)소문을 듣고 풍수사에게 아낙네가 찾아와서 죽은 남편의 무덤자리를 잡아달라고 청한다. 풍수사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아낙네는 줄곧 조르기만 한다. 하는 수 없이 풍수사는 아낙네가 부담하기 어려운 거금을 요구한다. 아낙네는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풍수사에게 맡긴다. 결국 풍수사는 명당을 잡아준 뒤 아낙네가 비용으로 지불한 돈을 아낙네의 안방에 갖다 놓고는 사라진다.

(2)굶어서 기력이 없어 길에 쓰러진 승려를 자기 집에 데려가 먹이고 간호하여 살려주었더니 보은의 답례로 명당을 찾아주겠으니 적덕을 행하라고 한다. 주인은 적덕을 행하면서 주변의 굶는 사람에게 3년간 밥을 제공하다보니 자기가 거지꼴이 되어간다. 그때서야 승려는 명당을 찾았다고 기별을 한다.

풍수사가 의뢰인이 진정으로 길지를 원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그 방법은 다양하다. (1)번의 예를 보고 풍수사에게 큰돈을 주지마라. 자칫 돈을 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할 것이다. 다만 이야기일 뿐이다.

의사라고 똑같이 실력 있는 의사가 아니듯이 풍수라고 똑같은 풍수가 아니다. 풍수사의 실력도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 누구를 만나느냐 하는 것은 자기에게 달려 있다.

땅의 영험함을 믿으면 모범적인 풍수사를 만날 것이고, 심성이 곧으면 바른 풍수사를 만나며, 인과 덕이 몸에 배인 사람이면 진정한 풍수사를 만나게 되고, 지성으로 효도하는 사람이면 명풍수사를 만날 것이다.

천명을 빙자하는 사람이면 점쟁이 풍수사를 만나고, 심신이 방정하지 않고 설왕설래하는 사람이면 미치광이 풍수사를 만나며, 이도 저도 아닌 것이 횡설수설하는 사람이면 잡雜풍수를 만나고,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면 사기풍수를 만날 것이며, 사람이 허황한 꿈을 좇는 사람이면 허풍쟁이 풍수를 만나게 되어 있고, 사람을 믿지 못하는 스타일이면 반半풍수를 만난다.

유유상종이라고 좋은 기운은 좋은 기운을 만나는 것이다.

명사를 만나려면 우선 자기 수양이 먼저일 것이다. <김규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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