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난이 극심한 상황에서 취준생과 퇴준생이 함께 증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역대급 취업난이다. 실업자는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고 있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실업률도 지난 9월 기준으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황이다. 경기도 하강 국면에 접어든데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여파로 각 업종별 상황도 좋지 않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며 장기 실업자 수도 늘어나고 있지만 퇴사자 수도 점점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로 ‘입퇴양난’(入退兩亂)이라고 한다. 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다는 뜻의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입사도 퇴사도 난리’라는 뜻을 더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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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준생 "블라인드 채용,AI 면접…취업준비 막막하다"
우선 취업 전형이 계속 새로 바뀌면서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은 점점 준비할 것이 많아진다. 최근 도입한 블라인드 채용과 인적성 검사를 비롯 4차산업이 발달하면서 올해 첫 도입된 인공지능(AI) 면접 등이 있다. 


취준생은 AI 면접의 경우 취지는 좋지만 아직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았고 가이드라인도 없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인력 미스매치’도 실업난에 큰 영향을 끼진다. 한국은행의 ‘주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해외 국가들에 비해 대졸 이상의 고학력에서 불일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임금과 근무지를 포함한 근로환경이나 복리후생 등에서 중소기업이 주는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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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준생 "취업했습니다. 그리고 퇴사합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입사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신입사원들이 적지 않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입사 후 1년 안에 퇴사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6%에 달했다. 또한 조기 퇴사 후 재취업한 직장인 중 15.8%는 ‘새로 이직한 직장도 불만족스럽다’고 답변했다. 이에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을 뜻하는 ‘퇴준생’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조직과 직무에 대한 낮은 만족도가 주를 이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퇴사자의 49.1%는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를 꼽았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가 형성되며 회사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지만 이는 일부 대기업에 국한된다. 취준생 시절 오랜 장기 백수 생활로 적성에 맞지 않는 회사에 취업하는 경우가 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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