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인 산업부장.
[일간투데이 홍성인 기자] '오월동주(吳越同舟)'. 적의를 품은 자들이 같은 처지나 한자리에 있지만 적의를 잠시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치권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1월 17일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해 현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현 정부와 노동계가 탄력근로제 등을 놓고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권 시장이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해 자기 목소리를 낸 것은 과거 정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또 박원순 시장은 교통공사 세습인사 문제와 관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는 박 시장과는 다른 이유이지만 상황이 더 좋지 않은 편이다. 부인인 김혜경 씨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SNS 활동과 모 배우와의 스캔들, 친형인 고 이재선 씨에 대한 강제 입원 의혹과 지방선거 운동 기간 허위 사실 공포 등 다양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검찰은 11일 이재명 시장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만약 재판에서 이재명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경우 지사직이 상실된다.

최근 이들의 활동과 처한 현실을 바라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사항이 있다. 바로 여당 내에서 '비문계'에 속하고, 차기 유력 대선주자라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정권 개입설까지 거론하며 두 정치인 흔들기 강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는 계파가 다르더라도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당내 갈등을 표면화시키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부 비판과 빈번한 진보적 발언으로 당내 여론에 밀려 6개월 만에 원내대표에서 물러났던 일이 그나마 최근의 일이다. 유승민 대표 역시 새누리당 내에서 비박계 의원이었다.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는 없으나 이미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스캔들에 밀려 사실상 정치적 행보가 중단된 상태다.

최근 여당 내의 분위기를 보면 한 가지 목표를 마주할 때는 최대한 자신들이 가진 발톱을 감추다가도 힘의 우위에 있을 때는 어김없이 발톱을 세우는 형국이다. 잠룡(潛龍)들이 본 모습을 갖출 기회를 사전에 막자는 느낌마저 든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국가로 가는 진통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유독 그 대상이 '비문계'로 국한돼 있느냐는 한 번은 되짚어 볼 여지가 있다.

일단 박원순 시장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이재명 지사는 법정 공방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향후 여권 내 구도 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정치에서 당내의 갈등은 언제나 있어 왔다. 그것 역시 정치라는 울타리에서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갈등이 단순히 필요한 것이 아닌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보일 때는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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