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외면한 화웨이 제품 도입에 소비자 반발도 거세

▲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윤명철 기자] LG유플러스(U+)가 중국 화웨이 돌발 악재를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 사업 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이동통신을 시작하며 얼마 전 중국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비난 일색이었다. 미국 유명 서버 제조사의 서버용 메인보드에서 중국 화웨이가 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칩이 발견되면서 상당수 소비자들의 마음이 엘지유플러스에 등을 돌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국내 소비자들은 해킹은 정보보안의 사망선고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정보 유출 등에 매우 민감한 소비자들이 해킹 의혹이 제기된 중국 화웨이 장비를 한국의 대표적인 이동통신기업인 LG유플러스가 도입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여론이다.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중국 화웨이의 재무책임자이자 회장 딸인 멍완저우의 전격 구속으로 확전되면서 엘지유플러스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11일(현지 시각) 멍완저우가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이미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안전보장 문제를 들며 자국 정부 기관의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또 일본 등 동맹국들에도 자국 방침에 동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정부 부처와 자위대가 사용할 정보통신기술 기기 조달 과정에서 안전보장상 위험성 여부를 고려한다는 내용이 든 지침을 확정했다. 니혼겐자이 신문에 따르면 새 지침은 중국 업체인 화웨이와 중싱통신을 염두에 두고 컴퓨터, 서버, 공유기 등을 대상 품목으로 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휩싸인 화웨이 제품에 대해 미국 동맹국마저 동참한다면 LG유플러스에게 미칠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미국이 화웨이 재무책임자이자 회장 딸의 체포를 캐나다 측에 요청한 이유가 화웨이가 대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에 근거를 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대북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경협 당사자인 대기업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이 최근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상황에 따라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우리 대기업에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일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화웨이가 성능이 제일 좋다.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고,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이다”라며 “보안 문제는 누구한테도 자유롭지 않다. 화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즉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품질과 성능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선택한 결정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그동안 공들인 5G 이동통신사업 추진에 찬물을 끼얹을까 하는 우려감도 있다. LG유플러스가 자사의 결정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마음도 똑같을지 여부는 시장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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