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도 카풀에 대해 긍정적이다. 기존 교통수단에서 카풀이 추가되면 국민의 이동권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0월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 중 카카오 카풀이 시민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사람은 56%(280명)로 집계됐다. 반대는 28.7%에 그쳤다.
하지만 생존권 사수를 외치는 택시업계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6천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올랐다. 지난 7월부터는 주당 52시간 근로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도 여전히 법인택시 회사 기사들은 12시간을 운행한다. 약 13만원을 회사에 사납금으로 내고 나머지 돈은 본인의 수익인 구조다. 기사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월수입이 2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기사도 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정부가 택시기사의 이런 열악한 처우에 대해선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자성해야 한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는 택시기사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 더이상 안타까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기존 택시기사들의 처우는 개선되고, 누구나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카풀 서비스가 도입돼야 할 것이다.
택시기사 10만여명은 오는 20일 생존권 사수를 위해 또다시 거리로 나선다. 이들은 지난 10월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처음으로 모인 이래 매달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어떤 보완책을 내놨는지 묻고 싶다. 당장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는 택시업계와의 갈등만 키울 뿐이다.
송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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