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은 제조업이다. 중진국 이상이면 어느 나라고 그만큼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게 제조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런 현실이기에 제조업 부진은 곧 한국경제의 위기로 직결된다. 그럼에도 국내 제조업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제조업 생산감소세를 이끄는 것은 자동차와 조선업, 철강산업 등 주력산업이다.

한국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의 열세가 이러하니 국내 제조업이 어려움에 처한 건 자명하다. 사실 국내 제조업은 여간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8%에 그치고 있다. 공장 열군데 중 세 곳이 멈춰 선 것이다. 이는 1998년(6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업 가동률은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제조업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가동률 하락세가 특히 우려되는 것은 산업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산업 구조조정으로 생산능력이 줄었음에도 생산이 훨씬 더 부족해 가동률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 좀처럼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뒷받침이다.

더욱이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근본적 위기에 노출돼 있다. 중국의 성장과 함께 주춤했던 미국과 일본, 유럽의 제조업체들이 다시 부활하면서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 있다. 선진국에 못지않은 인건비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기술 수준은 아직 격차를 보이고 있는 데서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혁신 성장과 혁신적 포용 국가를 이루기 위한 산업발전 전략은 제조업 혁신이 핵심 기둥임을 전제, 제조업 중 잘하는 분야를 계속해서 잘해나가는 것이 산업정책과 경제정책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중요성을 재인식한 데 대해 만시지탄이지만 긍정 평가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의 2019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세계 제조업 강국은 제조업 역량 강화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인데, 우리도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만 제조업 강국 위상을 지킬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제조업 육성 의지는 이미 지난 13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에서도 한국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전통주력 제조업에서 활력을 잃고 있기 때문임을 지적, 제조업에 혁신이 일어나야 대한민국 경제가 살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옳은 진단이자 처방이다.

우리는 ‘제조 강국’이란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 제조업 도약의 발판을 강화해야겠다. 제조업이 튼튼해야 산업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생명공학(BT) 등 4차 산업 혁명시대 유망업종도 그 하드웨어는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인 4차 산업혁명에 강한 선진국은 제조업과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음을 보아야겠다.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목이다. 획기적인 전략 변화를 통해 '제조 코리아'의 위상을 되찾아야겠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정부와 국회, 산·학·연의의 공감대와 지혜 모으기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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