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교육박람회에 책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6일 '대한민국 교육박람회'를 함께 취재했던 기자의 말이다. 그러고 보니 입장하면서 둘러봤던 박람회장에 학습교재는 보이지 않았다. 자료나 책자들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각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박람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였고 각 프로그램의 기본은 코딩,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3D프린터등 이른바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들이었다.

동행 기자의 말에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지금 취재하고 있는 곳은 IT가 아닌 교육 관련 박람회였기 때문이다. 기업 부스의 담당자 대부분은 교육과 4차산업 기술의 결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대상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각 학년 교육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교육의 방식은 이미 변해 있었다.

변화도 느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의 기억도 떠올랐다. 그때 기자의 책상엔 항상 교과서가 놓여 있었다. 책이 낡아질 때까지 밑줄을 긋고 공식을 끊임없이 외웠다. 비슷한 시기에 학교생활을 했던 독자들도 아마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선배들의 학습 강도는 그보다 더했으리라 생각된다.

책의 공식과 원리가 이 세상의 전부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 교육은 늘 일방향이었다. 우등을 향한 인내와 성과를 제일이라고 여겼고 개성과 창작은 늘 뒤였다.

여담이지만 고등학교 1학년 시절, 고열로 야간자율학습을 빠지겠다고 한 기자에게 당시 감독 선생님은 대뜸 "집에 가도 좋다, 그런데 너 지금 가면 좋은 대학 못간다"고 말했다. 그날 밤 응급실에 누워 그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다. 그 시절 소통도 교육의 방향만큼이나 하나였다.

오랜 시간이 지나 사회인으로 교육의 변화를 접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교육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들었다. 학생들이 코딩을 통해 사고(思考)와 견문(見聞)이 넓어지길 것이라는 기대, 아이디어와 기획이 교육의 근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 등이다. 더 나아가 교육과 소통의 방향도 바뀌기 바란다.

이 과정에서 변화를 효과적으로 운영, 제어할 수 있는 제도의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4차산업과 교육의 혁명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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