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16년 법인 휴대폰 불법 판매 조사 지연 방통위 압수 수색
미국 의회, '화웨이에 부품 판금' 법안 발의…국내 야당, "정부, 화웨이 장비 사용 입장 정리해야"
이날 압수수색은 방통위가 최성준 전 방통위 위원장을 수사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3월 자체감사 결과 최 전 방통위원장이 LG유플러스의 법인 휴대폰 불법영업을 조사하는 데 개입해 조사를 늦추도록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2016년 4월 LG유플러스가 법인 휴대폰을 개인에게 불법 유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법인 휴대폰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에 따라 법인 상대로만 판매해야 했는데 LG유플러스가 개인에게 불법 유통해 이를 어긴 것이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즉각 제재를 하지 않고, 고교·대학 동기동창인 권영수 당시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현 (주)LG 부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조사사실을 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검찰은 방통위가 지난 2015년 통신사들의 결합상품 경품 과다 지급 의혹, 불법 다단계 판매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축소해 통신사들의 과징금 부과액수를 줄어들게 한 사실도 수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은 16일(현지시간)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의 제재 또는 수출통제 법률을 위반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에 대한 미국 반도체 칩·부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날 발의된 법안은 화웨이와 ZTE를 별도로 언급하는 등 두 회사를 직접 겨냥했다. 화웨이와 ZTE는 자사의 통신장비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 중국 당국에 건네는 스파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두 기업 모두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법안 발의로 미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수사당국이 자국 이동통신업계 3위인 T모바일의 휴대전화 시험용 로봇 '태피'(Tappy)의 영업기밀을 탈취한 혐의로 화웨이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고 조만간 기소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에는 폴란드 정부가 화웨이 간부 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자국 공공기관에 화웨이 장비 퇴출을 위한 입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아힘 브루진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화웨이 장비의 시장 진출을 배제할지에 대해 공동으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국내에서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5일 당 원내 대책회의에서 "작년에 캐나다에서 화웨이 부회장이 체포된 데 이어 지금 미국과 호주, 일본에서는 국가 안보위협을 이유로 5G망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시키고 있다"며 정부에 대해 "화웨이 장비가 우리 5G망 사업에 사용되거나 기타 공기업의 망 구축사업에 사용되는 경우에 대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욱신 기자
lws@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