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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칼럼] 판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

  • 일간투데이
  • 승인 2019.02.11  16:47:04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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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얼마 전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실형이 선고되면서 법정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법원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여론조작의 공모를 인정했다. 여당은 버럭 화를 냈고, 노골적으로 재판 불복을 선동하면서 양승태 적폐세력의 보복 판결이며 조직적인 저항이라고 비난한다. 한 술 더 떠서,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라는 기구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재판부를 손보겠다고 한다. 집권여당이 특정 판결을 두고 해당 판사를 적폐대상으로 보아 탄핵까지 거론하면서 사법부를 공개적으로 겁박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해당 판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 수수 등과 관련해 8년 실형을 선고할 때는 용기 있는 판결이라고 환영하더니,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자 적폐 판사라고 한다. 자신에게 유리하면 정의고 불리하면 적폐로 본다. 정의가 참으로 헐값에 취급되고 있다.

■ 金지사 실형에 재판부 ‘적폐’ 취급

과거 민주당은 2016년 홍준표 경남지사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지사직 즉각 사퇴를 요구했었는데, 이번에는 적폐 판사의 보복성 재판이라는 프레임 하에 김 지사를 감싸는데 급급하다. 사뭇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비록 1심 판결이라 하더라도 여론조작에 관여돼 실형을 선고받았다면 깊게 반성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정도일 텐데 적반하장이다.

한편 판결 확정도 안됐는데 지난 대선 결과의 정당성까지 훼손하려는 야당의 과도한 정치 공세도 볼썽사납다. 청와대 앞으로 달려가 의원총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을 조작정권이라 운운하면서 대통령 특검을 운위하는 것은, 국정운영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해야 할 행동은 아닌 듯싶다. 더욱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도 없던 한국당은 남 탓하기에 앞서 민망해할 줄 알아야 한다. 야당은 어렵게 맞은 호재를 반전의 기회로 또 대선불복까지 갈 태세다. 국정의 동력을 모아도 힘든 지금 동력을 약화시키는데만 전념한다면 수권능력이 의심되며 수권회복기회가 부여되지 않을 수 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한 비판은 허용되고 필요하지만, 정도와 방법에 한계가 요구된다. 헌법이 사법권독립을 강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입법부는 개개 의원의 뱃장과 맷집이 크기도 하지만 정당을 매개로 책임이 분산되기에 의원 개인이 부담할 책임이 약하며, 행정부 역시 대통령이나 장관지시에 복종하면 면책되니 개인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반면 판사들은 사건과 관련해 노출되고, 결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기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사인 간 금전문제에 대한 결정은 비교적 쉽지만, 국가적 파장이 예상되는 사건의 경우 1~3인이 지는 책임의 무게가 상당히 크다. 특히 혼자서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영장발부의 경우 큰 무게를 감당할 양심과 소신 없이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정치가 법원을 흔든다면 재판은 권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헌법이 사법권 독립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 정치권 ‘법원 흔들기’ 정도 벗어나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재판 불복을 선동하고 판사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심지어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사법권 독립을 짓밟고 뭉개고 있다. 헌법에 대한 도전이며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여론조작 공모가 분명해 보이는 사건에 대한 ‘용기있는 판결’을 두고 사법농단 사태와 연결 지으면서 사법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데,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다. 받아들이기 힘든 예상 밖의 충격적인 결과라 하더라도 일단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남은 재판절차에서 냉정하게 진실을 가리는 게 정도(正道)이다.

필자는 법원이 김 지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까 궁금했다. 정의를 외면하고 눈을 감는 줄 알았는데, 법원의 용기 있는 결정에 경의를 표하는 심정이다. 아니라는 분도 많겠지만, 당사자 간에 주고받은 문자나 정황 등을 보면, 법정구속의 정당여부는 별론으로, 김 지사가 드루킹과 여론조작을 공모했다고 필자에게도 보였다. 이번 판결은 팩트의 문제이지 이념이나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여야는 더 이상 진영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김경수 판결의 정쟁화도 멈춰야 한다. 국회로 복귀해 민생과 개혁 입법에 진력해야 한다.

필자는 사법부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총장선거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송사가 두 건 있었는데, 한 건은 이유를, 다른 한 건은 결론을 납득할 수 없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사법농단여부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며,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참담한 상황이지만, 법원을 믿을 수밖에 없고 믿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판결이 너무 억울해 죽음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고, 무전유죄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세상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사가 다수라고 믿는다. 정확하게는 믿어야 하고 믿고 싶을 뿐이다. 더 이상의 법원 흔들기와 판사에 대한 공격은 중단되어야 한다.

*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간투데이 dtoday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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