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촉통 전 총리 초청 특별대담 개최, 4차산업혁명 제해 요인 규제개혁 필요함 강조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신형대국관계를 천명한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본격화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기업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고(高)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경제를 이룬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싱가포르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 제고 ▲서비스산업 육성 ▲4차산업혁명을 저해하는 규제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전경련은 15일 자신의 재임기간 중 싱가포르의 경제성장률을 6~8%로 끌어올린 고촉통(吳作棟·Goh Chok Tong) 싱가포르 전 국무총리(명예선임장관·ESM·Emeritus Senior Minister)을 초청해 '지적학 변화 속에서의 싱가포르와 한국의 기회와 도전(Future Trends in Geopolitics -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for Singapore and Korea)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갖고 그의 노하우를 전해들었다.

그는 싱가포르 산업부와 국방부, 보건부 장관을 거친 뒤 통화청 청장도 지냈으며 1인당 국민소득 독일 추월, 국제금융·비즈니스 허브로서의 경쟁력 강화, ICT·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경제로의 전환을 총설계한 인물이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고 명예선임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가 직면한 위기와 공동 극복방안, 한국과 싱가포르의 미래협력 강화 방향에 대해 연설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기조연설에서 싱가포르의 1인당 GDP가 한국의 2.3배임을 말하며, 고부가가치 서비스경제로 전환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은 ▲노동유연성 제고 ▲서비스업 육성 ▲규제개혁으로 벤치마킹해야함을 강조했다.

이어 특별대담 모더레이터로 나선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의 축출 결정에 따른 갑작스런 독립 이후 말레이시아의 지속적 내정간섭이 이뤄지는 등, 전쟁을 치룬 한국과 비슷한 가혹한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도 혁신을 거듭한 결과, 지난 해 1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 국가에 진입했고, 한국과의 1인당 국민소득 격차는 2.3배까지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970년대 초 국민소득 1천 달러에 머물렀던 싱가포르와 한국의 소득격차가 2000년대 들어 급격 확대된 원인으로 "싱가포르는 2000년대 초 중계무역 중심 경제구조에서 탈피하여 금융,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경제로의 전환에 성공한 반면 한국은 잇따른 노동개혁 실패, 기득권층 저항에 따른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의 전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5년 기준 싱가포르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53.7%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22.8%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도덕성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아시아 문화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중반 마리나 샌즈 베이, 산토사에 카지노를 할 수 있는 대형 복합리조트 건설해 3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인구 560만 명의 약 3.3배인 1천 850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지난 해 싱가포르를 찾았다.

권 부회장은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로 "생산기지·일자리 해외유출 방지를 위한 노동유연성 제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과 4차산업혁명 신(新)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혁신의 아이콘 싱가포르의 국가발전전략과 정책지도자들의 흔들리지 않는 정책 시행을 적극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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