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HDC,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새로 편입
전반적 재무구조 개선…자산·매출·당기순이익, 5대 기업집단 중심 집중 심화

▲ 최근 5년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재무현황 및 경영성과(단위 : %, 조원).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경쟁당국으로부터 재벌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으로 지정받음으로써 재계의 4세대 경영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대기업 집단의 재무상태는 개선됐으나 상위 5개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전체의 자산, 매출액, 당기순이익의 과반을 차지함으로써 자산쏠림 및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59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고 밝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60개)에 비해 1개 감소했다. 메리츠금융과 한솔, 한진중공업이 빠지고 애경과 다우키움이 새로 들어온 결과다. 이들 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 수는 지난해(2천83개)보다 20개 늘어 2천103개가 됐다.

또한 공정위는 이날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34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카카오, HDC(옛 현대산업개발)가 새로 들어가면서 이들 집단 수는 지난해(32개) 대비 2개 늘었고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1천332개)보다 89개 증가해 1천421개가 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및 신고의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에 대해서는 그 외에 상호출자금지, 순환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 적용된다.

아울러 기존 동일인의 사망으로 동일인을 변경해야 할 중대·명백한 사유가 발생한 3개 기업집단의 동일인을 변경해 지정했다. LG그룹은 기존 구본무 회장에서 구광모 회장으로, 한진 그룹은 조양호 회장에서 조원태 회장으로, 두산그룹은 박용곤 명예회장에서 박정원 회장으로 각각 바뀌었다. 창업주 이후 4세대인 동일인이 등장하는 등 지배구조상 변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집단의 재무상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나 상위 집단으로의 자산 쏠림현상 및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채비율이 67.8%까지 감소하는 등 재무현황은 매우 양호하나 매출액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감소해 수익성은 다소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상위 5개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전체(59개) 자산의 54.0%, 매출액 57.1%, 당기순이익 72.2%를 차지하고 경영성과(평균 매출액·순이익)도 상위 집단일수록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지정으로 공정거래법상 경제력 집중억제시책의 적용대상이 확정됐다"며 "이들 집단과 관련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해 시장에 의한 감시를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달 31일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주식소유현황을 분석해 내부지분율 등 소유구조를 공개하고 이어 단계적으로 내부거래 현황, 지배구조 현황 등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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