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건설사 새로운 변화 시도
"건설현장 신기술 무대되도록 발주자 역할도 중요"

▲ 삼성물산 IoT 홈패드. 자료=삼성물산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건설업계가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디지털 건설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현대건설 등은 디지털 기술을 반영한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는가 하면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AI 비서를 탑재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사물인터넷 기술과 주거시스템을 접목한 '래미안 IoT 플랫폼'을 최근 개발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개발한 자체 클라우드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 인식 기술과 IoT 기기들을 제어하는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KT, 삼성SDS 등 국내 유수의 IT 기업과 협업해 단지 내 주거시스템과 음성인식 AI 스피커 등의 제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플랫폼은 다음달 분양 예정인 '래미안 연지 어반파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6월부터 주거 관련 IoT 기술 체험관인 'IoT 홈랩'을 운영해왔으며 4천여명의 방문객 조사 결과를 토대로 IoT 플랫폼 개발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GS건설은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AWS 서밋 서울 2019(Amazon Web Service Summit Seoul 2019)'에 국내 건설업체 중 유일하게 참가해 아마존이 개발한 AI 스피커인 알렉사와 연동한 '스마트 홈 서비스'를 시현했다.

GS건설의 스마트 홈은 음성인식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를 통해 알렉사를 불러 스마트 홈 시스템을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침실에서 기상·수면 모드로 전환하거나 스탠드 조명을 자동 조절하는 식이다. 아침에 일어나 욕실에 들어가면 스마트 거울이 동선에 따라 작동하고 스마트 칫솔 관리기기는 최적화된 상태로 준비된다.

드론과 5G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 현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건설기계, SK텔레콤과 공동으로 '드론 자동제어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건설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드론을 SK텔레콤의 실시간 영상 관제 솔루션 'T 라이브 캐스터'와 연계해 작동되도록 개발됐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교량, 초고층 빌딩,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 등 대규모 건설 현장에서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공유를 할 수 있다. 관제센터에서는 화면을 모니터링하면서 현장 담당자와 의견을 나누거나 영상을 다시 다른 곳으로 송출할 수도 있다.

측량용 레이저스캐너 장착한 드론. 사진=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부터 AI 챗봇(Chat bot) 서비스 '헤리(Heri)'를 도입했다. 헤리는 복지·출장 등 회사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90개의 총무 분야와 관련된 임직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현재까지 1만여건의 문의가 접수될 정도로 임직원들의 활용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첨단 IT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인공지능 챗봇의 도입을 시작으로 임직원 편의 뿐만 아니라 사업영역에도 직접 기여할 수 있는 IT 기술들이 적극 개발·도입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건설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건설기술이 점차 늘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에서 언급되는 주요 기술들은 대체로 이미 알려진 수준이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같은 신기술은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설현장이 신기술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발주자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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