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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칼럼] 남미를 밟다

  • 일간투데이
  • 승인 2019.06.19  12:08:06
  • 19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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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여행은 마음이 떨릴 때 가야지 다리가 떨리면 갈 수 없다고 했다. 남미여행은 버킷리스트에서 대개 상위를 차지하지만 비용·시간 등을 감안할 때 정작 실행순서에는 끄트머리에 위치하게 된다. 막상 알아보니 남미여행도 생각보다 다양한 상품이 있으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26일 일정으로, 저녁만 불포함인 올 패키지 상품을 선택했다. 현지가 여름인 1월을 선택했고, 경비는 은행이 해결해줬다. 남미를 경험하는 데 투입 시간과 경비가 어마어마하지만, 말로만 듣던 남미대륙을 경험한다는 두근거림이 현실의 어려운 여건을 압도했다. 

마추픽추는 매스컴을 통해 여러 번 접했기에 경이로움과 친숙함이 함께 느껴졌다. 주변의 2천500여m나 되는 수십 개의 뾰족한 봉우리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깎아지른 듯 한 절벽에 수십 개의 계단식 옹벽을 쌓아 도시를 유지하게 한 공중도시로, 그래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나스카 라인 유적은 경비행기를 통해서만 볼 수 있고 서울시 면적의 2배가 넘는 '지상의 도화지'에 그려진 아직도 의문이 풀리지 않은 유적이다. 마라 소금계곡의 살리나스 염전은 3천m 넘는 고지대에 400여개로 구획돼 있는데, 지금도 짠 물이 흐르고 있어 소금이 생산되고 있고, 크고 작은 배수로를 통해 정교하게 소금물이 모든 염전에 흐르도록 하고 있으며, 지금은 소금보다 관광으로 더 유명하다고 한다. 

■ 직접 마주한 '걸작품'에 감동 절로

이과수는 세계최대 규모의 폭포다. 브라질(20%)과 아르헨티나(80%)가 공유하고 있고, 브라질에서 볼 때 이과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이 이과수를 보고, "우리의 나이야가라는 어떻게 하면 좋으냐(Poor Niagara!)"고 했다는 사실, 원래 이과수는 파라과이 소유였는데 전쟁(1870년)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뺏겼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또한 우유니 사막은 4천300m 고원지대에 위치한 충청남북도 크기의 소금사막인데, 우기에는 넓은 소금사막을 덮고 있는 얕은 물에 비친 하늘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특히 일몰의 모습은 가히 황홀하다고 할 정도여서 다양한 모습의 인생 샷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파타고니아 역시 아르헨티나와 칠레 두 나라의 남쪽 지역을 통칭하는 곳으로 남미대륙의 가장 밑에 있고 규모가 한반도의 5배나 된다. 이곳에는 세계 3대 트래킹 코스 중 하나인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과 세계 3대 빙하(남극, 아이슬란드)의 하나인 아르헨티나의 '모레노' 빙하 국립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토레스는 만년설산과 다양한 색깔의 호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칠레의 설악산으로 칠레의 자랑이며, 아르헨티나 모레노 빙하는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빙하로 꼽히는데, 빙하가 호수에 떠 있고, 50~70m 높이의 절벽과 외관 총길이가 약 35Km나 되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빙하의 일부가 바다에 직접 떨어지는 모습을 멀리서 또는 배를 통해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는데, 그 때 들리는 굉음은 압도적이었다. 여행지의 대부분은 이미 TV를 통해 보았지만, 금번 여행을 통해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 외에 첫째, 남미와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콜롬비아는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으로 발견한 콜럼버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1819년에는 현재의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파나마를 포함하는 '대 콜롬비아공화국'이었으며, 남미대륙의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베네수엘라 출신)가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고 한다. 이후 1830년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가 떨어져나가고 1903년 파나마가 분리 독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요즘 '두 대통령과 살인적 인플레'로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통화이름이 볼리바르다. 

둘째, 라이브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남미의 걸작품들은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가보지 않아도 가 본 것처럼 여러 번 만났지만, 유명가수의 콘서트나 운동경기를 현장에서 보는 것과 TV로 보는 것에 분명한 차이가 있듯이 라이브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영상과 사진으로는 현장감이나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니 생생했다. 이러한 생생한 감동을 얻기 위해 여행을 하는가 보다. 그런데 눈으로 직접 목격한 후 다시 영상과 사진을 보니 없던 생동감이 살아 튀어나오는 듯했고, 그 때의 감동이 다시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셋째, 3~4천m 고지대에 광활한 소금사막(볼리비아)이나 엄청난 크기의 염전(페루), 그리고 소금성당(콜롬비아)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콜롬비아 소금성당은 스페인 식민지시절 광부들이 소금을 채굴하면서 생명과 안전을 기원하며 세운 기도처가 그 효시인데, 1990년 대 소금생산을 중단하고 성당으로 탈바꿈하는 공사를 시작, 1995년에 완공됐다. 지하 120m의 동굴 곳곳에 예수의 수난과 부활 등의 내용을 담은 수십 톤 크기의 소금덩어리로 된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지금도 미사를 드리고 있다. 소금광산 광부들의 애환과 절실함이 담겨있는 거대한 소금성당은 지하광산의 절정으로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명소이다. 

■ 새로운 풍광 통해 '삶의 여백' 찾아

넷째,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작품 중 두 개가 남미에 존재한다. 마추픽추와 예수상이다. 유럽은 1931년에 완성된 건축물을 7대 불가사의에 넣은 것을 '전 세계적 코미디'라고 비난하고 있다. 인터넷 투표로 이루어지다보니 인구가 많은 브라질의 것이 들어갔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수상의 크기, 무게, 위치를 보면 불가사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브라질을 대표하는 상징적 작품임에 분명하다. 자유의 여신상이 뉴욕을 에펠탑이 파리를 상징하듯, 예수상은 리우, 아니 브라질 전체의 랜드 마크가 됐다. 석상은 높이 710m의 코르코바도 산 정상에 있는데, 이곳에서는 리오 시내는 물론 코파카바나 해안이나 커다란 바위산인 '팡 데 아수카르'(속칭, 빵산)도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다섯째, 매우 지엽적인 것이지만 국명이 콜럼비아(Columbia)가 아니라 콜롬비아(Colombia)라는 사실이다. 콜롬비아의 기념품점에 진열된 머그잔에 "It is not Columbia but Colombia!"라고 적혀있는 글귀를 보고 알았다. 나라표기로 적지 않게 속상했던 것 같다. 

여섯째, 남미 국가 간에도 영토를 놓고 많은 전쟁을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볼리비아는 칠레에게 바다 쪽 영토를 빼앗겨 바다가 없다. 그러나 볼리비아는 해군을 보유하고 있고, 해군 함정을 자국의 티티카카 호수에다 정박시키고 있다고 한다. 해군존치를 두고 적지 않은 논쟁이 있었겠지만 언젠가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긴 듯하다. 그래 그런지, 자국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칠레에게는 팔지 않는다고 한다. 또 아르헨티나와 칠레 간에도 묘한 응어리가 있다. 아르헨티나가 영국과 치른 포클랜드 전쟁 시 칠레가 영국에게 영공을 내줬기 때문이란다. 국경을 접한 나라치고 다툼이 없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가보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패턴에서 가끔은 탈피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풍경은 여유 있는 삶,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해준다. 생각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책상에 앉아야 하지만 창의적 생각은 쉬거나 움직이거나 걸어야 한다. 걸으면서 보고,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맞아들일 때 창의가 가능하다. 책에도 여백이 필요하듯, 여행은 삶의 '여백의 미'다.


일간투데이 dtoday01@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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