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도 팔지도 않는다" 중소상공인 판매 중지 동참
다이소·조지아 억울…모나미·하이트진로 반사이익

▲ 일본의 우리나라를 향한 보복성 수출 규제 조치 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자 유통업계가 좌불안석이다. 중소상공인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어 불매 운동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지난 5일 서울 은평구의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조치 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자 유통업계가 좌불안석이다. 중소상공인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어 불매 운동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자·패션·맥주·학용품 등 한국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일본 기업 제품의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토요타·렉서스 등 일본 자동차는 물론 소니·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유니클로 등 의류 브랜드 등 불매 제품 리스트를 정리한 사이트를 만들었다. 서울 용산역 징용 노동자상과 유니클로 명동점 등에서는 대학생 단체 '겨레하나' 회원들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자신들이 운영하는 상점 매대에 일본 제품을 빼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총연합회는 "이미 일부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는 마일드세븐 등 담배와 아사히, 기린 등 맥주, 조지아 등 커피류를 전량 반품하고 판매중지에 나섰다"며 매출 하락과 이익 축소의 두려움을 넘어 우리 생업 현장에서 일본 만행을 규탄하는 국민의 도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견 중간 '노세일링! 노 바잉! 일본 제품 불매한다', '과거사 반성 없는 일본 정부를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일본 욱일기와 일본 기업의 로고가 적힌 종이박스를 밟는 퍼포먼스도 했다. 각각의 상자에는 욱일승천기·유니클로·혼다·데상트·미쓰비시·아사히 등 일본과 일본 제품을 나타내는 인쇄물이 부착됐다.

하지만 소비자들과 총연합회가 내 걸고 있는 일본 기업 리스트에는 한국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다이소다. 다이소의 대주주은 한국 기업인 아성HMP다. 다만 일본 다이소가 2대 주주로 지분의 30%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코카-콜라사의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제품은 일본에서 시작했지만 현재 상품에 대한 모든 권리는 글로벌 기업인 코카-콜라사가 소유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 판매되는 제품은 한국 소비자 기호에 맞춰 독자 개발한 제품으로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과는 완전히 구별된다는 입장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팔고 있는 조지아와 토레타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 판매되고 있다"며 "해당 제품 판매는 일본 코카-콜라의 실적과는 무관하며 이로 인해 로열티 등 어떤 경제적 이익도 일본으로 지급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소비재 업체들은 뜻밖의 수혜를 얻고 있다. 맥주와 문구류, 의류 등 일본 제품 선호도가 높았던 품목의 국내 업체들 주가가 오른 것.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와 신성통상, 모나미 등의 주가는 전일(4일) 대비 상승했다.

맥주는 기린·아사히·삿포로 등 일본 맥주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상황이었다. 의류 역시 유니클로가 스파(SPA) 브랜드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문구류도 하이테크·제트스트림 등의 일본 제품의 판매량이 높았다.

불매 운동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매출 상승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불매 운동이 큰 규모로 확산되고 만큼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까지 눈에 띄는 제품 구매 패턴 및 매출 감소가 측정되진 않는다"며 "그러나 일부 판매점에서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를 내거는 등 적극적인 불매 운동에 나서고 있는 만큼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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