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일본과 롯데상사 합작법인…모회사 호텔롯데, 日 지분 99%
국내 토종 리빙 브랜드 자주, “전 세계에 K리빙 알릴 것”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특유의 심플한 감성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던 '무인양품(無印良品)' 역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매출이 50% 이상 급감하는 등 ‘일본 보이콧’에 따른 실질적인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방문 고객의 발길이 끊긴 것은 물론 모바일 앱 사용자 역시 확연히 줄어들며 ‘샤이재팬’ 효과도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을 기준으로 모바일 앱 사용자는 전월 대비 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 평균 사용자는 44%가량 급감했고, 상반기 평균 대비로는 27% 줄었다.

특히 본격적인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플라스틱 제품의 원산지가 후쿠시마라는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점차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간투데이’는 ‘NO재팬, YES코리아’시리즈의 일환으로 일본 무인양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를 집중 조명한다.

사진=김현수 기자

 日 본사와 상품구매위탁계약 체결…‘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무인양품(이하 무지)은 1980년 12월 일본 대형유통채널인 세이유(SEIYU)의 PB(자체브랜드)로 첫 발을 내민 후 1989년 세이유로부터 독립, 별도 설립한 양품계획(良品計劃)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다. 일본식 발음인 ‘무지루시료힌’의 앞 글자를 따 무지(MUJI)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가정용품 9개와 식품 31개 품목 등 총 40품목으로 시작한 뒤 현재는 전 세계 700개 이상의 매장에서 7000품목이 넘는 상품을 전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기획은 물론 개발, 제조, 유통, 판매 등 전 과정을 직접 담당하며 가구·전자제품 등을 포함하는 생활잡화는 물론 식품과 의류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상품군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나루카와 타쿠야(成川卓也)다.

‘상표가 없는 좋은 물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제품 생산 과정의 합리화를 통해 심플하고 가격이 낮으며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테면 ‘텅 빈 그릇’과 같은 존재로, 단순하면서도 여백이 있는 브랜드 철학을 제품에 담아낸다는 게 무지 측의 설명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소재의 선택 △공정의 점검 △포장의 간략화를 모든 제품에 적용하는 식이다.

국내의 경우 일본의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2004년 12월 15일 각각 6대 4의 비중으로 지분을 투자해 합작으로 설립했으며, 운영은 별도의 한국 법인이 담당한다.

롯데상사의 경우 호텔롯데가 지분의 전량을 보유 중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일본 광윤사(5.45%) 등 일본계 주주들이 지분 99%를 보유한 곳이다.

2003년 11월 영플라자점 오픈을 시작으로 2018년 12월 기준 국내에서 직영점 34개점과 온라인 1개점을 개점해 영업 중에 있다. 온라인스토어는 롯데 LECS(스토어 구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매출액은 1378억219만원(IFRS 개별)이다. 영업이익은 76억7982만원이다.

특수관계자인 양품계획과 상품구매위탁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구매한 상품금액의 5%와 매출금액의 2%를 일본 본사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653억9674만원 수준의 상품매입비용에서 판매수수료로 27억5417만원을 지급했으며 소모품비로 4억6806만원을 지출했다.

무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6월께부터 후쿠시마산 플라스틱 사용 논란에 휩싸이며 소비자 불안감을 증폭시켰던 바 있다.

당시 무지코리아 측은 “공장이 위치한 니시기라카와군은 지금까지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문제가 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해당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수입과정에서 국내법에 맞춰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정상적으로 수입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소비자의 불매운동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소규모 외식사업 형태인 ‘이트인(Eat-in)’ 오픈을 감행했다. 국내 시장의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무지밀(MUJI Meal)’의 한국 론칭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사진=김현수 기자

◇ 자주, 무지보다 국내서 먼저 사업 시작…한국 감성 녹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지난 2000년 6월 이마트 해운대점에서 샵인샵(Shop in Shop) 형태로 시작된 ‘자연주의’를 모태로 하고 있다.

당시 ‘자연주의’는 내추럴 & 베이직(Natural & Basic)이라는 콘셉트 아래 자연스럽고 심플한 디자인의 생활용품과 패션 용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바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0년 이마트로부터 ‘자연주의’를 인수한 뒤 2012년 8월 브랜드명을 자주로 바꾸고 전면 리뉴얼 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울프 올린스(Wolff Olins)에 의뢰해 브랜드의 새로운 콘셉트와 전략, 디자인 등을 업그레이드한 것은 물론 2년여 간의 시간 동안 기존 자연주의가 가진 한계를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여기에 디자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작업했다. 아울러 기존 ‘자연주의’의 베스트셀러였던 식기와 주방용품 등의 제품군 리뉴얼 작업을 주부들과 함께 진행해 전반적인 제품의 편의성과 품질을 보다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유·아동 용품과 여행 용품의 제품군을 추가했으며 바디와 아로마 제품군을 보다 보강했다.

그 결과 현재 자주에서 판매 중인 상품 수는 총 2700여 가지로 확대됐다. 카테고리는 크게 생활용품과 패션으로 나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주방 △조리 △욕실 △생활 소품 △가구 △키즈 △트래블 용품 △소형 가전 △퍼스널 헬스케어 등을 포함한 ‘생활용품’과 △언더웨어 △라운지웨어 △원마일웨어 등으로 구성된 ‘패션’ 부문이다.

자주 관계자는 “국내 리빙 시장에 북유럽과 미국, 일본 등 해외 브랜드가 넘쳐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마저도 외국 디자인을 지향하는 브랜드와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자주는 가장 한국적인 스타일을 고집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 삶을 좀 더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는 게 자주 측의 설명이다.

실제 자주는 생활용품이라는 제품군 자체가 일상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제품인 만큼 품질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식기에 쓰이는 도자기와 스테인리스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며 타월 및 쿠션, 침구 등의 패브릭제품은 질 좋은 인도산 면을 사용하는 식이다.

아울러 제품마다 한국인의 생활에 대한 연구와 고민의 흔적을 녹여냈다. 대표적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화이트 컬러이자 양식과 한식 요리를 모두 담아낼 수 있도록 디자인된 ‘라온 식기 시리즈’ △최고 등급의 스테인리스를 사용해 위생적이고 변형이 적은 조리 도구인 ‘마스터쿡 시리즈’ △가장 기본이 되는 3첩 한식 상차림에 꼭 맞는 ‘나무 쟁반’과 ‘식탁매트’ △층간 소음을 줄여줄 수 있는 ‘흡음 거실화’ 등이 있다.

국내 토종 브랜드인 자주는 현재 대형마트 134개 점포와 전문점 10개 점포, 쇼핑몰 및 백화점 입점 36개 점포 등 총 180개 점포와 온라인몰을 운영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호치민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했으며 연내 중으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고 점진적으로 베트남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자주 베트남 1호점의 매장 방문객수가 평일 기준 500명, 주말 1000명 수준인 것은 물론 현지화 전략의 적중으로 목표 대비 120%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 기반을 둔 자신감이다.

자주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K뷰티, K패션의 뒤를 이어 K리빙의 우수성을 글로벌로 확장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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