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기업 919개 중 137개에 보급물량 2/3 쏠려
곽대훈 의원, "정부, 목표달성 치중해 공급기업육성 소홀"

▲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이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이 특정 기업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참여 공급기업 919개 중 137개(15%)가 10회 이상 보급사업을 수행하면서 보급물량의 3분의 2를 가져가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곽대훈 의원(자유한국당·대구 달서갑)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참여 공급기업 현황'에 따르면, 2014 ~ 2017년까지 보급된 스마트공장은 총 5003개이며 이를 공급한 기업은 919개였다. 산술적으로 기업당 평균 5.4회 참여했다.

그러나 기업별로 보면 쏠림현상이 심각했다. 공급기업 919개 중 10회 이상 참여한 기업은 137개로 이들이 보급한 공장은 3280개에 달했다. 참여기업의 15%가 전체 스마트공장 보급의 3분의 2를 담당한 것이다.

특히 50회 이상 참여한 공급기업도 10개(1.1%)에 달했는데 이들은 총 809개를 공급해 기업당 평균 80회 이상 참여했으며 전체보급량의 16%를 차지했다. 이들이 수주한 보급사업 비용만 정부예산 336억원을 포함 758억원에 이르며 이는 스마트공장 총 구축비용 5619억원의 13.4%에 달한다.

가장 많이 참여한 'H사'는 연매출 1조1000억원, 직원수 1700여명에 달하는 대기업 계열사로 총 137회 참여해 41억원의 정부예산 포함 총 82억원 규모의 보급사업을 수주했다. 다음은 'D사'로 최근 유명배우 광고로 인지도를 올리고 있으며 115회 참여해 138억원(정부예산 54억원)의 보급사업을 수주했다. 한편 이들과 다르게 직원수가 9명에 불과한 모기업도 80회가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은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컨소시엄을 통해 과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지도가 높고 수행경험이 많은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또 스마트공장 보급에 대규모 정부지원금이 쏠리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노리고 '스마트공장 구축을 역제안하는 브로커가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곽대훈 의원은 "정부가 보급기업 목표달성을 위해 숫자 늘리기에 집중하는 사이 특정기업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스마트공장 생태계구축에 필요한 공급기업 육성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지난해 말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통해 공급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및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비정상적인 일감몰아주기 먼저 손봐야 할 것"이라며 "매칭형식을 변경해 수요기업 특성에 맞는 공급기업을 추천하거나 같은 지역 공급기업과 연계하는 등 스마트공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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