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적금·대출금리 같이 내릴 듯
[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린 가운데 조만간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도 동반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한 지 석달 만에 다시 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으로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 배경에는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2%로 낮춘데 이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여파로 2.2% 달성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난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저성장과 저물가의 장기화되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7월 기준금리 인하로는 경기 회복에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고,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경기둔화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쳐 수출은 11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조업 고용률은 18개월째 감소하며 수출 중심의 경제가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국내 경기를 좌우하는 반도체 시황의 반등 시점은 불투명하고, 기업의 투자도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2.6%에서 전날 2.0%까지 낮췄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시중자금이 부동산에 몰려 가격이 오르거나 가계부채 증가 등이 우려된다.
대내외적으로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뚜렷하게 회복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은의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내년 1분기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린 이후 경제지표를 보고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로 조만간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도 동반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기준금리가 1.25%로 떨어졌을 때 은행권은 다음날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수신금리를 연 1.41%에서 0.12%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저축기간에 따라 금리를 더 주는 공식이 깨지는 '금리 역전현상'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를 약정한 보험사는 금리하락으로 운용자산이익률까지 떨어지면서 신규 보험계약 창출이 힘들 전망이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는 대출로 수익을 확대했으나 금리 하락으로 수익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허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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