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코스닥 종목 시장대비 5배 폭등…펀드 전체 수익률은 6.21%로 순항

지난 8월 필승코리아펀드에 가입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소재·부품·장비기업들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지난 8월 14일 설정된 후 대통령까지 가입하며 인기몰이중인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펀드'가 두달여가 지난 21일 현재 수익률 6.21%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다만 펀드설정 한달 만인 지난 9월 16일 보유중인 코스닥 종목 15개를 발표한 후 해당 종목들이 폭등해 일각에서는 ‘관제펀드’의 코스닥시장 교란 논란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이 운용중인 ‘필승코리아펀드’가 출시 두달 1주일만인 21일 현재 운용규모 954억원, 수익률 6.21%를 기록하며 순항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벤치마크인 KOSPI TR이 7.00%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자금이 모집돼 펀드 포트폴리오의 틀을 잡고 추가로 지속 가입되는 자금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단순히 펀드 설정 타이밍이 좋았다고만 할 수 없는 우수한 수익률이다.

다만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9월 16일 펀드설정 한달간의 투자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서 펀드가 편입한 부품·소재·장비업체 27개 중 15개를 세세히 공개해 자산운용업계의 빈축을 샀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과도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자칫 시세조정 위험이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었다. (본지 9월 17일자 기사 참고)

펀드 편입 종목을 세세히 밝힌 이유에 대해 당시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투자자에게 공표되는 자산운용 내역은 상위 10개 기업인데, 주식형 펀드의 성격상 삼성전자 등 대표 종목들이 상위를 차지하게 돼 투자자들로부터 펀드가 당초 내세운 주요 부품·소재·장비업체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오해를 없애기 위한 상세 설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부에서 법률검토를 통해 자료가 나가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봤고, 1개월이 지난 투자 내역에 대해서는 공표해도 법상 문제가 안되며, 이 자료대로 현재 운용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며 펀드 편입 종목에 대한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하지만 본지가 지난 한달여간 당시 공개한 15개 부품·소재·장비 코스닥 종목의 수익률 추이를 살펴본 결과 해당 종목들이 같은 기간 코스닥 주가 평균 대비 약 5배 가까운 폭발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16일 당시 NH-아문디 자산운용이 편입했다고 밝힌 코스닥 종목 15개는 SK머티리얼즈,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이오테크닉스, 에코프로비엠, 이녹스첨단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일진머티리얼즈, 원익IPS, SKC코오롱PI, 와이엠티, RFHIC, 원익머트리얼즈, 에스에프에이, 원익QnC 등이다. 이들의 9월 16일 종가대비 10월 21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7.9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1.66% 상승에 그쳐 펀드가 편입했다고 밝힌 종목들이 약 5배의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동진쎄미켐(20.70%), 이오테크닉스(19.35%) 원익IPS(17.94%) 등은 약 20%에 달하는 오름폭을 기록했다.

NH-아문디측에서는 이와 같은 해당 종목 폭등에 대해 “당시 공표한 종목들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9월 당시 보유 종목 공표가 해당 종목들의 수익률 폭등에 영향을 줬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설명은 이와는 다르다. 한 대형 운용사 마케팅본부장은 “펀드가 해당 종목들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편입 코스닥 종목을 언론에 세세히 공개한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 해당 종목 주가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WM센터 PB는 “실제 당시 종목이 공개되고 고객들로부터 이 종목들에 대한 문의와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설마설마 했는데 실제 결과가 이렇게 나오고 보니 놀랍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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