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日과자 유래 주장…편의점 최대 대목, 'NO재팬'에 전전긍긍
롯데 등 대대적 홍보는 줄이고 간접마케팅에 집중

▲ 8일 롯데제과 본사에 마련된 빼빼로. 사진=신용수 기자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은 식품·유통업계는 상당한 고민에 빠졌다. 'NO재팬'으로 불리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는 와중에 빼빼로가 일본 과자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빼빼로의 원조격으로 꼽히는 과자는 '포키'다. 지난 1966년부터 일본 제과업체 '글리코'에서 출시했으며 일본 국민 간식으로 통하는 스틱형 과자다. 일본의 과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빼빼로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구입하지 말자"는 'NO재팬'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의견과는 반대로 청소년들은 빼빼로데이를 챙기겠다는 인식을 여전히 갖고 있다.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가 지난 7일 초·중·고생 6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빼빼로데이를 챙길 예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 중 77%는 빼빼로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시중 제품을 구입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설문결과를 토대로 보면 업계가 빼빼로에 대한 높은 매출을 기대할만한 상황이다.

다만 식품업계와 유통사들은 빼빼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고려해 빼빼로데이를 전면으로 내세운 대규모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8일 롯데제과 본사에 마련된 빼빼로. 사진=신용수 기자

■롯데·해태 대대적인 빼빼로 홍보는 줄여

빼빼로는 국내 과자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이 빼빼로데이를 앞둔 9·10·11월 세 달 동안 발생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빼빼로데이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사회적 공헌 활동을 통한 간접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2013년부터 매해마다 빼빼로 수익 중 일부를 지역아동센터 건립과 운영 자금으로 쓰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롯데제과 스위트홈' 설립이 그중 하나다.

스위트홈은 사업 첫해 전북 완주에 설립됐다. 이후 경북 예천, 강원 영월, 충남 홍성, 전남 영광, 경북 봉화 등으로 이어졌다. 올해에는 충남 태안군에 '스위트홈 7호점'을 이번 달 초에 세웠다.

또 롯데는 사회복지단체에 빼빼로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빼빼로 등 과자 3000박스를 전달했다. 이어 8일에도 대한적십자사에 빼빼로를 비롯한 과자 1170박스를 전달했다. 롯데제과가 기부한 제품은 전국 청소년 관련 사회복지시설로 전달된다.

롯데제과 측 관계자는 "지난 몇 년 전부터 빼빼로의 대대적인 홍보보다는 기본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사회적 공헌 활동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식품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막대과자 '포키'의 기획상품과 물량을 줄였다. 해태제과는 포키의 두드러진 마케팅보다는 유통채널을 통한 판촉활동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수많은 빼빼로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신용수 기자

■편의점 업계 '본사 차원 대대적인 홍보는 NO, 점주 자율에 맡겨'


편의점 업계도 'NO재팬'의 영향으로 본사 차원의 대대적인 빼빼로 홍보 이벤트는 자제하고 있다. 그 대신 정부가 주도적으로 벌이는 11월 쇼핑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에 뜻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1+1 묶음판매' 행사를 더 큰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빼빼로데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다른 행사에 포함시켜 편승하는 방식이다.

GS25 편의점은 올해 빼빼로데이 행사를 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플래카드나 공식 홍보물도 제작하지 않았다. 대신 코세페에 맞춰 '하나더데이' 행사를 통해 총 1400여종의 정기 행사 상품에 5종의 제휴할인, 모바일 앱을 통한 기부 행사를 내걸었다. 이 행사 품목에 빼빼로를 포함시켜 판매를 진행 중이다.

CU는 빼빼로데이 행사는 예전처럼 그대로 진행한다. 대신 코세페 기간에 맞춰 '블랙 위크 데이' 행사를 별도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마트24는 빼빼로데이 대신 '스윗데이'라는 이름으로 행사 이름을 바꿨다. 이마트24도 별도의 빼빼로데이 홍보 플래카드 등은 만들지 않기로 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기존 행사와 비슷하게 빼빼로데이를 홍보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올해는 빼빼로데이를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우회적 마케팅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연한 마케팅은 자제했지만 몇몇 편의점 본사는 빼빼로데이를 노린 기획 상품은 출시했다. CU는 '미니박스 빼빼로', '에코백에 담은 빼빼로' 등 기획 상품 60여개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바른생활빼빼', '따지지말고빼빼'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는 편의점주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빼빼로데이 준비까지 제동을 걸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편의점주로서는 대목인 빼빼로데이 매출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빼빼로데이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와 함께 편의점 업계의 '3대 대목'으로 불린다. 업계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초콜릿 계열 제품 매출이 평소보다 50% 넘게 늘어난다. 전체 편의점 매출도 10~20% 가까이 오른다.

주말 동안 서울 시내의 대다수 편의점들은 빼빼로와 초콜릿 등 다양한 행사 상품을 진열했다. 빼빼로 판매대를 세우고 빼빼로데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안내문구를 유리벽에 붙이는 방식이다.

대다수 편의점은 빼빼로와 초콜릿 상품을 진열하며 '페레로로쉐'를 함께 진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편의점 점주는 "고객들 중에서 빼빼로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 대체상품 느낌으로 페레로로쉐를 같이 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롯데제과에 따르면 빼빼로데이가 생겨난 199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22년간 거둔 매출액은 약 1조3000억원(공급가 기준)에 달한다. 이 액수를 오리지널 초코빼빼로로 환산하면 약 28억갑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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