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박사

[김종훈 칼럼] 우리는 공산주의와 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협상하라고 지도자를 뽑았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살가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떻게든 대화할 짬을 내어 일본 최고 지도자와 10분 대화를 나눈 것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하는 일이다.

몸에 문신이 있으면 어디론가 잡혀가던 때가 있었다. 동네 아저씨가 마을상회 앞에서 막걸리 마시며 대통령 욕을 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두어 달 후에 나타났다.

‘아이고, 대통령 욕하다 삼청교육대 잡혀 갔었대. 맞아도 싸지 싸...’ 동네 분들이 수군거렸고 아저씨는 종종 막걸리를 드시며 마을상회 맞은 편 구석에 앉아 정신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는 모습을 가끔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는 대통령 욕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얼빠진 상태가 순화된 것이었을까?

그 후로 10년이 지나 대학에 갔다. 어디든 길을 가다가 경찰의 학생증 검사를 받으면 다음 코스는 옆에 주차된 닭장 철망으로 창문을 막은 경찰 버스 '닭장차'에 오르는 게 일상이었다.

한 번은 닭장차에 오를 때 소대장이 무전기를 붙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야! 나 고대생 하나 잡았어!" 그 때는 데모 잘 하는 학교 다니면 경찰이 원할 때 언제든지 닭장차로 경찰서로 보낼 수 있었다.

석사 과정 선배 형은 집이 서울대 입구 근처였는데, 주민등록증에 나와 있는 주소를 보여주고 "나는 집에 가는 길이며, 이 주소지는 바로 저 앞이다." 말했지만 자기 집 30m 앞에서 ‘왜 서울대 앞에 왔느냐, 시위하러 온 것 아니냐’며 닭장차로 잡혀가곤 했다.

택시 탈 돈이 없으면 집까지 걸어가야 하는 자정이 넘어서야 경찰서에서 풀어주었지만, 다음날 TV 뉴스와 신문에는 내 머리수가 하나 더해졌을 ‘훈방조치’된 인원이 기사로 나왔다.

그렇게 잡혀갔다 풀려나고 나면 경찰서문을 돌아보는 내 눈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다. 일반 시민의 분노와 그에 대한 권력자들의 무시가 일상인 시대였다.

이제는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외치면서도 정부가 자신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라 믿고 또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해도 별 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이다.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외치면서 야당의 선택을 받기를 기대해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 사람을 야당이 멋지게 무시하기도 하는 모습도 본다. 이러니 옛날보다 훨씬 민주화된 것 아니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아직도 국민이 헌법에 규정된 권력을 온전히 되찾기 위해서 가야할 길은 멀어만 보인다.

그래도 이제 누군가를 공산주의자, 좌파, 빨갱이라고 딱지 붙이는 몰상식한 행위는 극소수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서만 행해지며, 그런 사람들은 매우 저급한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번 정부의 공과를 따지는 것은 정치와 경제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고, 시민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누군가를 근거 없이 좌파로 몰아서 반사회적 인간이라고 규정짓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제는 말하는 사람의 낮은 남북관계 인식수준을 드러내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 쓰일 데가 없는 일이다.

대통령의 북한 대상 외교 행위의 근간은 이전 남북공동선언문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금 주변 분들에게 그 유명한 ‘6.15 남북공동선언문’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시라. 거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은 나도 찾아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찾아보게 된 것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고 말씀하신 분 덕이다. 우리나라에서 발표한 전문 5항 중 앞의 2항만 언급하고 싶다.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그 후 10.4 공동선언이라 불리는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 가진 내용도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로 시작하여 상호존중과 평화로운 군사긴장 완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현 대통령의 지난 해 평양공동선언은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상호 이익을 이야기하고 있다.

첫 학위가 재료공학 분야라 개인적으로 북한의 자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은 2000만 ~ 4800만 톤으로 세계 4위에서 많게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까지 넘보는 수준이다. 다른 자원 매장량도 매우 크다는 것을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 왔다.

북한의 광물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산업을 일으키는 것은 북한보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비교할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경제 상황들이 도래하고 있다.

포도보다는 와인이, 와인보다는 와인을 증류하여 만든 꼬냑이 부가가치가 높은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강의 시간에 종종 북한의 지하자원을 이용할 수 있으면 재료공학자에겐 정말 대박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통일 30년 독일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통일만이 답은 아니다.

소재 관련 엔지니어는 소재 기술 개발에 전념하면 되고, 규모의 경제는 대기업에서 감당해야 할 일이고, 북한과 접촉하고 적절한 경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정부에서 할 일이다.

이제 후로 어떤 정권이든 4차산업 위주의 기술 고도화 경쟁과 지구 환경 온난화 문제와 우리나라 인구 감소와 맞물린 경제 침체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가는 곳 마다 수조 원씩 근거도 없는 자원에 돈을 쓰고 대접받는 것이 우리 국민에게 굴욕적인 것인지, 자기체면을 돌보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저 지도자와 마음을 열고 무릎을 맞댈 시간을 만들까 전전긍긍하는 지도자가 굴욕적인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그에게 2년 반, 우리가 도와야 할 지 놀려야 할 지 판단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글 : 서경대학교 나노융합공학과 학과장 김종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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