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부산에서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10개국 정상회의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벌써 3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와 아세안 정상 간 회의이고, 참가하는 10개국 모두는 남북한과 공식 수교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문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3차례 정상회담을 북한 측에서 했고 답방을 약속한 만큼 이번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회로 참석할 가능성에 기대가 큰 그것도 사실이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9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참석, '오는 11월 김 위원장이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참석 가능성이 있느냐?'는 국회 의원들의 질문에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부산에 오지 않겠나"라고 답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3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조율한 국가정보원 수장의 발언인 만큼 그 기대감은 이어졌다. 이어 지난달 6일 청와대 주형철 경제보좌관도 춘추관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관련한 브리핑 중 "11월 부산에서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경제 실현을 위해 아세안 10개국과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답방 추진 여부와 관련해서는 "이 사안에 대해 코멘트 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그냥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남북한 정상 간 특히 남측지역에서의 남북 정상 간 만남은 세계의 주목과 평화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여전히 물밑에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오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산방문 가능성과 관련해 "개인적인 바람을 묻는다면 오면 좋겠다"라며 "실무적으로 준비를 해놨다"라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결심하면 언제든지 올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준비를 완벽하게 한 상태에서 기다리는 것이지, 온다고 결정 난 이후에 준비하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방문을 약속한 이상 어느 때든지 방문을 한다면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북한 측에 다시 한번 밝힌 셈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이는 곧 북한에 절대 작지 않은 대외 이미지를 안겨줄 요소들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도 득실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미국과 북미협상에 한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지지뿐만 아니라 세계에 북한의 이미지를 종전과는 다른 평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북핵 우려로 미국을 포함한 일본과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군비경쟁을 부추기는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북핵 관련 미사일과 방사포 그리고 해상 잠수함 탄토미사일 실험 등은 결국 미국의 한반도 긴장 고조를 앞당길 그뿐만 아니라 이를 방어해야 하는 남한에도 연쇄적인 대응 무기체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주변국인 일본이 북핵을 빌미로 헌법을 수정해서 핵 보유를 포함한 군비확충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일시에 상쇄시킬만한 기회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한민국과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10개국의 정상들과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를 주제로 이번 회의에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에는 기나긴 공존과 공생의 길을 앞당기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가깝게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온다는(近者 說 逺者来 근자열 원자래) 공자 말씀이 아니더라도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의 방한을 환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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