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지소미아 종료는 자해행위”...정치권 “황당한 길거리 단식”

▲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 종료, 패스트트랙 처리 등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황 대표는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건 자해 행위”라면서 “나라를 망가뜨리는 문재인 정권이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려는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너무 걱정이 돼서 투쟁을 더이상 늦출 수가 없었다”며 단식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은 명백히 부당한 일”이라면서도 “이를 빌미로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것은 자해행위이자 국익훼손행위”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곪아터진 내부 문제를 외부로 돌리려는 한국당의 정치 꼼수”라고 주장했다.

윤 부의장은 “정치적 명분도 실익도 민생에 대한 고민도 없는 국정 발목잡기 장외정쟁을 즉각 중단해야한다”며 “정치를 시작한 지 아직 1년이 안 된 분의 초보 정치 리더십이 국민에게 나쁜 정치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운데)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5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현수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역대 야당 지도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은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투쟁이었는데,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개혁저항 단식이며 개혁저항 농성”이라고 비난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 역시 “의회정치와 정당정치를 당대표가 부정하는, 대권가도만을 생각하는 소아병적 행태”라고 힐난했다.

당 내부에서도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은 이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바둑도 몰리면 악수를 계속 둔다”면서 “안타깝다”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금 직책에서 물러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불출마를 선제적으로 하면 거기에 리더십도 생기는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두 대표만 불출마 선언을 해도 한국당 지지율이 5~7%는 단번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현수 기자

한편, 황 대표는 단식 첫날인 20일 청와대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청와대 앞은 천막 농성이 금지됐기 때문에 이날 저녁 국회로 단식농성장을 옮겼다. 그리고 다음날인 21일 청와대 분수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또한 황 대표가 단식농성 하기 전날인 19일 영양주사를 맞은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울러 황 대표의 단식농성에 동조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았던 전광훈 목사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왜 자신을 청와대로 부르지 않느냐고 하자 강 수석은 “목사님은 경찰이 부르데”라고 답변해서 전 목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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