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 NH투자…차상위 회사와 격차 벌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제공=미래에셋대우)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3-5-2 시스템. 축구경기 포메이션(선수포진 형태)이야기가 아니다. 올 한해 증권사간 경쟁지도를 숫자로 표현하면 이렇게 표현 가능할 것 같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10대 증권사를 나눠보면 10조원에 육박하는 1위 미래에셋대우부터 2조원에 턱걸이하는 10위 대신증권까지 크게 세 그룹(3강·5중·2약)으로 나뉜다. 투자은행(IB)부문과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기여 확대와 함께 이에 강점을 가진 빅3 증권사와 여타 증권사간 수익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실적 1위를 두고 경쟁중인 가운데 NH투자증권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4위와 5위인 삼성증권과 KB증권은 다소 격차를 보여 빅3 체제가 굳어지는 형국이다.

지난 3분기 누적(1~9월)으로 미래에셋대우는 52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5333억원으로 두 회사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3위인 NH투자증권도 3560억원으로 전년 연간순이익 3615억원에 근접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제공=NH투자증권)

자기자본 규모를 비교하면 1위 미래에셋대우와 타사의 차이는 크다. 3분기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는 9조1562억원, 2위인 NH투자증권이 5조3302억원이다. 그 뒤를 삼성증권(4조8707억원), 한국투자증권(4조8251억원), KB증권(4조5978억원)이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만간 5조원대 회사로 올라서며 자기자본에 있어서도 빅3에 안착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지분 보유를 자회사에 양보하는 대신 7700억원의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7700억원 중 카카오 유상증자를 위해 필요한 대금 2500억원을 제외하고 5270억원 가량은 한국투자증권의 자본 확대로 이어질 예정이다. 그간 수익성에 있어서는 대형사 중 부동의 1위를 보이면서도 자본 규모에 있어 아쉬움이 있었던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을 두고 “소액주주 가치가 희석되기 보다는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 확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발표한 현대카드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 결과는 지금 시장을 주도하는 증권사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2021년 상장이 예상되는 현대카드 IPO는 2조원이 넘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여 이 딜을 누가 가져가는지 시장의 관심사였다. 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PT에 나선 회사는 역시 빅3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 NH투자였다. 최종 승자는 시티글로벌마켓증권과 함께 이름을 올린 NH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동주관사를 맡게 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제공=한국투자증권)

올해 증권사 수익 1위 싸움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경쟁으로 판가름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NH투자증권은 여유로운 표정이다. 3분기 연결 순이익 80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하는 듯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연초에 세워둔 이익 목표는 다 달성했고 4분기도 순항중인 가운데 본사매각이익(세전 약 880억원)까지 이번 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경쟁사들이 예상보다 수익을 더 냈을 뿐 NH는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김진상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NH투자증권은 올해 이익이 전년 대비 39% 증가할 전망”이라며 “내년에도 올해 발생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5.9% 이익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매수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29일 업계에 또 하나의 소식을 알렸다. 여의도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파크원 프로젝트 중 오피스타워2 인수에 NH투자증권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사옥을 매각하고 임대로 사용 중”이라며 “본사 건물이 필요한 상황은 맞지만 파크원 오피스2를 인수한다 해도 반드시 직접 들어갈 지는 가봐야 안다”고 말을 아꼈다.

한 업계 관계자는 “NH는 그간 여의도 우체국 빌딩, 전경련 회관 등을 사옥 후보지로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며 “그간 파크원 프로젝트에 PF 주관을 통해 관여해온 만큼 현실적인 부분을 누구나 잘 알기 때문에 최적의 선택을 하겠지만 직접 들어간다는건 단순히 공간확보 문제를 넘어 여의도의 상징이 되겠다는 표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빅3 증권사가 수익과 규모에 있어 시장을 선도하지만 위험관리에 대한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 영업용 순자본 기준이 미래에셋대우 164%, 한국투자증권 145%, NH투자증권 145%를 기록, 모두 위험기준인 150% 근방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PF 등 대체투자 확대에 따라 증권사들의 자본적정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을 어떻게 관리해 나가는지가 수익성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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