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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정무위 통과'에 엇갈리는 시선…"제도권 진입 환영" VS "시행령 지켜봐야"

  • 신용수 기자
  • 승인 2019.12.01  15:55:28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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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내 통과 전망…규제는 2020년 말에야 적용될 듯 // 금융위 "시행령, 업계 목소리 최대한 담을 것"

   
▲ 암호화폐 업계가 특금법 개정안의 국회 정무위 통과에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암호화폐 업계가 정부의 규제를 통해 제도권 안에 안착하게 될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지난 25일 통과했다.

특금법 개정안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와 은행 계좌 발급요건, 자금세탁 의심 거래 보고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제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환영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시에 특금법의 구체적인 시행 방법 등이 담긴 시행령의 발표와 그 내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공존한다.

◆ 특금법 개정안, 어떤 내용 담겼나

특금법을 개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기존 법안 내 문구인 '금융거래'를 '금융거래 등'으로 고쳐 암호화폐 사업까지도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뜻이다.

특금법 개정안에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정책권고를 이행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개정안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와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사용, 자금세탁 의심거래 등이 주를 이룬다.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가상화폐, 디지털 토큰 등으로 불리는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이란 명칭으로 통일했다. 또 특금법의 규제 대상을 '가상자산 사업자(VASP)'로 명명했다. 가상자산 사업자에는 암호화폐 거래소처럼 암호화폐를 보관 및 관리, 매도 및 매수,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뿐만 아니라 비슷한 행위를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업체 혹은 개인도 포함된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상호와 대표자의 이름을 신고해야 한다. FIU는 사업자가 신고 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거나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좌를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업체가 ISMS 인증을 획득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업체에게 6개월간의 ISMS 인증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만약 가상자산 사업자가 신고하지 않고 영업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주요 쟁점 사항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조건은 앞으로 업계와 논의를 거쳐 시행령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로 했다.

◆ 특금법 통과 전망은?

정무위를 거친 특금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가 남았다. 법안 처리 속도가 빠를 경우 연내에도 특금법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연내통과까지는 시간이 촉박하다. 당장 지난 27일 열릴 예정이던 법사위에도 특금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률은 최소 5일이 지나야 법사위에 상정될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12월 초에 열릴 법사위에서 특금법이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만약 특금법 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될 경우 법안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이 2020년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사업자들을 직접 규제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전까지는 내년 7월까지 유효기간이 연장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도입된 가이드라인은 암호화폐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세탁행위를 방지하고 금융거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이드라인의 시행으로 시중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을 중단하고 일부 거래소에 한해서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조계에서는 특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이 남아있어 당장 실명계좌 발급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는 특금법 시행 전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관련 요건을 갖추고 영업신고를 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조언한다.
 

정무위를 거친 특금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가 남았다. 사진=게티이미지

◆ "제도권 진입 환영" VS "시행령 지켜봐야"

업계에서는 특금법 개정안의 정무위 통과를 두고 환영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가 모인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건전한 시장질서 수립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 관계자도 "업계에서 줄곧 법안 제정을 요청해왔던 만큼 이번 결과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법안이 업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업계 전망을 밝힐 첫 단추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신규로 실명계좌 발급이 가능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왔다"면서 "업계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고 반길 일"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소 입장에서는 최근 업비트에서 벌어진 '580억원 규모 이더리움 분실 사건'을 비롯해 수차례 해킹 사고가 벌어졌던 만큼 신뢰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ISMS 인증 획득 등의 내용이 담긴 특금법에 찬성하며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특금법 개정안을 무작정 환영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업계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조건이 특금법이 아닌 시행령에 담기게 됐기 때문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정무위가 특금법의 상당 부분을 시행령에 위임했다"면서 "정작 시행령에서 ISMS 인증이 미뤄지거나 은행이 계좌발급 조건을 더 까다롭게 제시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시중 은행과 금융당국이 '서로 네탓'하며 실명계좌 발급을 안 해주는 상황"이라며 "시행령에서 독소조항이 나와 실명계좌 발급이 어려워진다면 반길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특금법의 시행으로 업계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실명계좌 발급, ISMS인증, KYC(본인인증), AML(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의 요건이 너무 높아 스타트업의 진입을 도리어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업계가 시행령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금융위는 최대한 업계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는 물론 금융회사 등 업계와 민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특금법 관련 하위 법규 마련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해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신용수 기자 dragonwater@dtoday.co.kr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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