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뽑힌 심재철 의원이 정기국회 일정에 관한 여야 6당 협의를 합의하고도 회군하자 4+1협의체가 전격적으로 내년 예산을 통과시켰다.

이후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첫날인 11일 여야는 전날 처리한 내년 예산안 통과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인 가운데 이후 벌어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선거법 개정안·검찰개혁 법안 상정에 대해서도 또다시 날선 공방을 벌였다고 한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예산 수정안이 통과된 것을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 1일 야당인 한국당간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 끝난 정기국회 이후 오늘 임시국회 첫 본회의 개최가 취소된 가운데 여야는 물밑으로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패스트트랙 법안을 일괄상정한다는 전략이지만 한국당은 결사 항전의 자세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안에 대한 4+1 실무 협의체 테이블을 각각 가동하며 본회의 일괄상정 채비에 돌입한 반면 한국당은 전날 관례를 깨고 예산안을 예산부수법안에 앞서 상정해 처리했던 것처럼 실력저지로 무력화시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1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과 관련해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세력과 좌파독재국가를 만들려는 세력들 사이의 대결"이라고 말했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과거가 떠오른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입법부의 완전한 장악과 사법부의 완전한 통제를 위해 예산안 폭거보다 더한 밀실야합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지만 야합의 당사자는 심재철 의원이라는 것을 국민은 알고 있다.

우리는 서울역 회군과 고려시대 위화도 회군을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특히 서울역 회군은 1980년 서울대 총학회장이었던 심재철 학생이 전두환 장군의 쿠테타에 동조한 학생운동의 치욕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날 회군이 없었다면 광주민주화 항쟁은 없었을 것이다.

수도 서울에서 서울지역 모든 대학생들이 더 이상 이땅의 군사 쿠테타가 없어야 한다고 고무신, 운동화를 신고 나선 항의 집회를 당시 시위를 주도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던 심재철 학생은 무산시켰다.

소위 서울역 회군이었다.

그가 한국당 원내대표로 나서자 마자 합의를 해놓고도 번복한 점은 서울역 회군을 연상시키고도 부족함이 없다.

심 원내대표는 “노골적으로 법 위에 군림하려는 좌파독재 세력에 의해 대한민국이 후퇴될 수는 없다"며 "우리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저항하겠다"고 자당 국회의원들에게 말했다지만 그건 일본 아베 총리에게나 할 말이었다.

역사는 한국사를 더럽힌 한국당의 존재를 기록할 것이지만 그 음험한 세월을 견디며 살아온 국민은 더 이상의 회군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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