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영등포역 대회의실에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도심과 외곽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을 새로운 주거형태로 탈바꿈시키려는 정책이 신선하다.
이는 도시의 재생과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정책으로 평가할만 하다.
자고 나면 치솟는 도심 속 아파트값 후유증으로 전세와 월세까지 덩달아 올라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서울시와 정부가 공공부지에 대한 재생 프로젝트의 성공은 여타 지자체의 '벤치마킹'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 밀집 지역인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을 강제로 내몰리지 않고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쪽방촌의 어려운 이웃들을 포용하면서 실현하는 공공주택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대담하고 온정적인 정책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쪽방촌의 남루한 외관만큼 도시 빈민의 삶이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되어 온 곳이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이들 쪽방촌 주민 360여 명에게 지원시설과 함께 공공아파트를 지어 영구주택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의 부동산 투기가 만연한 이 시대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기저에 둔 정책이 마치 쪽방촌 서민들의 삶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영등포 쪽방촌 일대 1만㎡는 쪽방 주민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민간 분양주택 등 총 1190채의 주택이 공급된다.
아울러 쪽방촌 서민들의 자활과 취업 등을 지원하는 종합복지센터가 들어서고 각종 돌봄시설, 입주민과 지역 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국공립유치원과 도서관, 주민카페 등 편의시설도 설치된다.
오는 2023년에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공공주택과 도심 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의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의 신개념 공공주택이 북부간선도로 위에 '축구장 4배' 인공대지를 조성해서 공원과 함께 들어선다는 발상도 주목할만하다.
서울 북부간선도로(신내IC∼중랑IC) 위에 축구장 4배 크기의 대규모 인공대지를 만들어 공공임대주택과 공원 등 주민편의시설이 건설된다.
도로로 단절됐던 공간을 연결하고, 주변 지역과 소통하는 '도로 위 도시'를 만들어 청년 1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청신호주택)과 이들을 위한 세탁실·공용텃밭·운동실 등을 갖춘 주민공동시설이 들어선다.
또 보육·문화·체육 등 생활편의시설이 연면적 1만1천400㎡ 규모로 조성되고, 캠핑장·반려견 놀이터·산책로 등으로 이용 가능한 공원(숲 파크)도 조성한다.
이는 도심과 외곽 사각지대를 발상의 전환으로 재생에 나설 때 주택문제와 도심 슬럼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 공생적 건설 프로젝트는 향후 또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되는 '도시 재생 정책'으로서, 서울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공공주택 정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