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출신 IT전략가 김대홍 대표가 열쇠

▲ 카카오페이증권 경영총괄 김대홍 대표(제공=카카오페이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금융위가 전일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하자 마자 카카오페이가 6일 바로투자증권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바꾸고 발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플랫폼 거인의 증권업 진출에 업계는 기대와 경계를 동시에 나타내며 향후 보일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그 힌트를 김대홍 대표의 이력에서 찾아보라고 주문한다.

6일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의 계열사 편입을 완료하고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전날 금융위원회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승인에 따라 지난 2018년 10월 인수계약으로 시작된 계열사 편입이 1년 4개월여 만에 완성됐다. 지난해 4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마친지 9개월 만이다. 이로써 카카오페이는 IB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의 지분 60%를 확보한 대주주로 올라섰다.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에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금융업 특성상 대주주적격 심사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력에 문제가 없었던 카카오가 인수 계약 직후 뜻하지 않게 김범수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가 법정 분쟁으로 번지며 대주주 적격 심사가 송사와 함께 길어졌다.

아직도 김 의장의 법정 다툼은 대법원으로 올라가 끝이 난 것은 아니나, 전년 5월 1심과 11월 2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데다, ‘타다’ 등 정부가 신사업 인가 과정에 불필요하게 발목을 잡는다는 세간의 평가에 부담을 느낀 것도 바로투자증권 인수 승인을 내주는 데 일조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는 전일 승인 이유에 대해 “카카오페이가 재무건전성, 부채비율, 사회적 신용 등 법력상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금융회사의 신속한 사업재편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주주 변경승인 후 결격사유 발생 시 부적격 사유 공시, 대주주와의 거래 제한 조치뿐 아니라 의결권 제한 명령도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카카오페이증권(구, 바로투자증권)은 2008년 설립된 회사로 주로 법인영업과 투자은행 업무에 특화된 회사라 일반인에겐 익숙지 않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핵심 사업인 IB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증권사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이 기존해 해오던 IB업무의 경쟁력을 통해 수익기반은 확보하면서도 추가적으로 모기업이 가진 3000만명의 고객 DB를 활용해 신사업을 펼쳐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이러한 생각은 기존 바로투자증권 대표인 윤기정 대표가 기업금융 사업을 맡고 카카오페이 출신의 김대홍 대표를 경영총괄 및 신설된 리테일 사업 부문 대표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회사의 비전을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투자문화를 만든다”로 제시했다. 개인 고객이 전무한 회사지만 모기업이 국민 60%를 이미 고객으로 확보한 상황에서 이들을 자회사 서비스로 유입시키는 작업이 진행될 것은 수순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대홍 대표의 지난 이력을 보면 카카오가 그릴 밑그림을 예측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김대홍 대표는 카카오페이에 ‘카카오페이증권 TF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한지는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금융IT 분야에선 손꼽히는 전문가다.

2018년 말까지 미래에셋대우 컨텐츠개발본부장으로 일해온 김대표는 92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 이비즈(e-biz)팀에서 실무경력을 쌓은 후 미래에셋증권 창립멤버로 합류해 2000년 회사 출범과 함께 초대 온라인사업팀장을 역임했다.

2007년 임원으로 승진하며 박현주 회장이 애정을 쏟은 그룹 사회공헌실로 옮겨 박회장을 보좌해 조직운영의 노하우를 엿볼 기회를 가졌다. 이후 2014년까지 온라인비즈니스 본부장으로 일하며 미래에셋증권의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고 업그레이드했다.

그후 동부이촌지점장과 용산타워지점장으로 일하며 현장에서 자산관리(WM)영업을 이끌었다. 이어 2016년말 대우증권과 합병한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컨텐츠개발본부장으로 통합 조직에서 물리적, 화학적 ICT시스템 병합을 진두지휘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김대표는 미래에셋 재직시절 온라인 거래시스템인 HTS, 홈페이지, 모바일 거래시스템 MTS 등을 개발, 운영한 것은 물론 미래에셋의 폭발적 성장 속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몸소 경험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10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한 MTS, 거래시스템의 세계최초 스마트워치 연동, 주요 은행과 증권계좌 연계 개설 서비스 개발, 온라인 자산관리몰 개발 등의 경험은 지금 카카오페이증권이 해나가야 할 숙제를 위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는 요청에 “가령 2014년에 런칭한 현금IC카드 결제서비스는 결제계좌를 따로 만들 필요 없이 기존 CMA를 결제계좌로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카카오가 가진 기존 고객들이 따로 계좌를 만들 필요없이 그대로 연동해서 유입시키는 일을 이론이 아닌 경험으로 해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승인이 떨어지자 마자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증권과 연계한 이벤트로 마케팅활동에 돌입했다. 기존에 보유중인 카카오페이머니를 바로투자증권과 연계하면 4월말까지 바로투자증권으로부터 연5%의 이자를 지급받는 이벤트다. 저금리 상황에서 어차피 가지고 있는 카카오머니에 고금리가 제공되는 것을 마다할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온라인마케팅본부장은 “카카오페이증권이 고객 확보를 한다고 해도 당장 위탁부분에서 경쟁력을 보이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카카오페이 고객의 이전을 마치고 그 사이 WM사업에 힘을 쏟아 위탁거래시장에 뛰어드는 단계에선 키움증권 등 기존 강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에서 분할한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그룹의 협업으로 가뜩이나 긴장을 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또다른 ICT 플랫폼 공룡의 등장에 셈법이 복잡해졌다. 특히 인터넷은행 진출에 이어 증권업 진출도 천명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까지 증권업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올 한해 증권사들의 ICT화는 더욱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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