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의 126조원 사회적 가치 지키려면 '공익형직불제' 도입 해야"

▲ 최창호 제 21대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이 취임한 지 1개월만에 일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공익형직불제를 조속히 입법화 해줄것을 호소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최종걸 주필 대담 권희진 기자 정리] <편집자 주= 우리 선조들은 산림을 보호하고 자신들의 조상의 묘을 가꾸기 위해 송계(松契)를 결성할 만큼 금수강산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 송계가 이어져 지난 1962년 전국단위의 산림을 보호하고 육성하려는 협동조합인 산림조합중앙회가 출범했다.

세계 2차대전이후 각국은 그야말로 전쟁의 참화로 쑥대밭이거나 민둥산이었지만 우리나라만큼 최단 시간내에 산림을 복원하고 금수강산으로 만든 나라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 산림의 복원과 치적을 세계 기록유산 등재도 추진중이다.

그 중심에 산림조합를 이끌고 있는 산림조합중앙회가 있다. 그렇게 일군 산림이 우리에게 산소를 포함한 유무형으로 기여하는 가치가 연간 126조원이라고 한다. 우리 산림을 가꾸고 지속 가능한 미래자원으로 만드는데 사령탑을 맡은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 회장과 현안과 과제를 여쭤봤다.>

◇ 제 21대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뒤늦었습니다만 축하 드립니다. 산림분야에 한 평생을 헌신해 왔는데 남다르게 느끼는 임업계 최대 시급현안은 무엇입니까?

△ 최근 산림분야에서 최대 현안은 무엇보다 ‘공익형직불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확산하고자 ‘공익형직불제’를 도입했지만 산림분야는 배제됐다.

산림이 연간 126조원 상당의 공익적 가치를 지닌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복지자원이고, 미래세대에 물려줄 국가성장동력의 새로운 원천이라는 점에서 ‘공익형직불제’에 산림분야를 제외시킨 것은 크게 잘못됐다고 본다.

‘공익형직불제’ 대상에서 산림분야가 빠지는 바람에 산림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산주와 임업인들이 소중히 가꾸어왔던 산과 산촌을 떠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첫 일정으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박종호 산림청장, 박진도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 ‘공익형 직불제’ 도입대상에 반드시 임야가 포함될 있도록 건의 드렸다. 세분 모두 산림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인식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저는 40만 조합원과 210만 임업인의 염원을 담아 산림분야 최대숙원사업인 ‘공익형 직불제’ 도입대상에 반드시 임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과 소임을 다하려고 한다.


◇ 농협중앙회나 수협중앙회보다 더 오랜 역사와 기여가 많은 산림조합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특히 경영·재정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대응책을 취임사에 밝히셨던데요?

△ 산림조합은 1962년 창립한 이래 58년의 역사를 지니는 동안 태풍, 산불, 산사태 등 국가재난사태 발생시 긴급복구 등 공익적 역할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산림분야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산림분야 복지·일자리 예산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산림조합에서 그 간 중점적으로 수행해 오던 조림·숲가꾸기, 임도·사방댐 구축 등 산림자원조성이나 산림토목사업 예산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어 갈수록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위탁형 대리경영시범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경기도 용인 등 23개 조합이 위탁형대리경영사업에 참여하는데, 산림조합이 시·군의 조림·숲가꾸기사업에 대해 대상지 확보부터 설계·시공·감리 발주 및 관리감독까지 전 과정을 시행하는 사업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의 사업 품질향상과 효율적 관리를 통해 산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통사업은 각 지역 고유의 특색을 가미한 지역별·권역별 특화사업을 확대해 규모화함으로써 임업인이 생산하는 임산물을 수집·공급·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또한, 회원조합의 재정자립도 확립 및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앙회에 납부하는 각종 분담금을 점차 줄여 나가려고 한다.

아울러, 자금운용의 경쟁력을 높여 여유자금의 운영수익금을 환원함과 동시에 상호금융사업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금융전문가 영입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더 나아가 조합원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임업전문 지역금융기관으로 위상을 높이려고 한다.


◇ 산림조합의 주요 운영·사업 계획은 어떤 내용을 담았나요?

△ 58년 역사를 지닌 우리 산림조합은 단 한번도 편한 길을 걸어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최근에도 당면한 현안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산주와 임업인 중심조직으로 역할을 강화하고 회원조합의 자립기반 구축을 통하여 사유림경영 모델 개발․보급을 주도적으로 해야할 상황이다.

제가 지난 1월 회장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에서도 제일 강조한 부분이 본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산림조합, 중앙회로 만드는 것이다. 산림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고, 중앙회의 주인은 회원조합임을 염두에 두고 회원조합 경영안정을 통한 산주·임업인·조합원의 소득증대와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회를 지도·감독 중심에서 회원조합 지원 조직으로 바꾸고 회원조합과 중앙회가 함께 소통하여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중앙회는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회원조합 지원·육성 및 수익모델 다각화 등 컨트롤 타워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려고 한다. 조합직원 인사권 등 중앙회의 권한을 회원조합에 점차적으로 이양해 조합운영의 자율성을 제고하려고 한다.

회원조합의 중앙회 경영 참여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용사업발전위원회, 특화산업위원회, 법·제도개편위원회 등 각 분야 위원회를 신설하여 불합리한 각종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 산림조합이 산주, 임업인, 조합원 나아가서는 국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구상을 하고 있으신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 37여 년간 산림조합 조직에 몸 담아 온 결과 우리 산림조합은 사유림 경영주체로서 그 간 산주와 임업인, 조합원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부하지만 최근 일각에서는 우리 산림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림조합이 산주, 임업인, 조합원 나아가서는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더 이상 산림조합이란 이름으로 설 자리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반성의 자세로 시대적 요구와 변화된 환경에 발맞추어 재창립의 자세로 정진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산주, 임업인, 조합원의 목소리에 한층 귀 기울여 조합원을 위한 산림조합, 회원조합을 위한 중앙회로 거듭나 산주와 임업인, 조합원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대변자로서 그 역할과 소임을 다하겠다.

또한 투명하고 청렴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낡은 관습과 제도,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대우받는 공정한 직장분위기가 조성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나눔경영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다하고 지역사회와 상생·발전해 나감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생각이다.


◇ 우리나라 산이 벌거숭이 산에서 이젠 금수강산으로 변했다. 이젠 산림이 국민에게는 치유와 명상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은퇴전후로 많은 분들이 산촌에 살고 싶어 한다. 그만큼 산림이 건강과 일자리 창출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산림조합원들의 헌신 덕분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미래 산림에 대한 구상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국민경제 산업화와 헐벗은 국토를 완벽히 녹화함으로써 경제의 산업화와 국토녹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로 세계에서 칭송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산림조합이 있다고 자부한다.

최근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 등으로 산촌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산촌에 머무르고 이를 통해 소득을 창출하여 임산업의 부흥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산림에 접근하는 도전과 혁신의 자세가 필요하다.

산림을 단순히 자원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환경, 관광, 복지, 치유,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복합을 통해 6차 산업화하여 실질소득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또한 나무를 심고 가꾸고 보호하는 데에서 벗어나 임목 벌채 등 목재생산을 통해 본격적으로 산림을 이용하여 산림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돈이 되는 임업’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산림조합에서도 산주와 임업인,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권익 신장,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임산촌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려고 한다.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은 중앙회는 회원조합을 지원하는 구조로 개편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현수 기자.

◇ 끝으로 21대 회장으로서 취임사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새로운 산림조합으로 변화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셨는데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 최근 산림분야는 휴양·복지자원으로 큰 각광을 받고 있으나 타 산업과 비교해볼 때 아직까지도 성장이 정체되고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산림업에 종사하던 많은 임업인들이 산을 떠나고 있다.

저는 이 문제를 우리 임업계가 전반적으로 반성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 중심에는 우리 산림조합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아쉽게도 그동안 시대 흐름과 그에 따른 변화에 둔감했고, 선제적인 대응전략도, 미래 임업발전을 위한 고민도 부족했다.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산주와 임업인, 조합원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열정을 가지고 대응했더라면 지금의 산림분야, 산림조합의 위상과는 차이가 있을 정도로 도약·성장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연간 126조 원의 공익적 가치가 있는 산림은 국부의 척도이자 천년지대계(千年之大計)이다. 산림이야 말로 미래세대에 물려줄 유일한 자원이자 유산입니다.

산림에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산림가족과의 소통과 혁신을 통해 임업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임업인은 안심하고 산림경영에 전념하고 우리 국민은 더욱더 숲을 누릴 수 있도록 산림조합이 앞장서겠다.

이를 위해 3월1일자로 중앙회는 회원조합을 위한 조직으로 개편하려고 한다. 회원조합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중앙회가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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