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코로나19에도 "증권업은 긍정적" 시각도

▲ 24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심으로 폭락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막상 증권가에서는 일시적인 소나기로 보고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다시 반등할거라는 시각들이 유지되고 있다. 라임사태까지 더해 증권주도 많이 떨어졌지만 이슈 해소시 오히려 반등의 크기도 클 것을 감안해 매수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점차 진정세를 보이는 중국과 달리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이 걷잡을 수 없어지자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치솟고 있다.

전년도 9월 이후 5개월만인 지난 20일 12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24일에도 지속 상승해 120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해 “전년 8~9월 약세는 미중 무역분쟁 고조와 장단기 금리역전에서 비롯된 글로벌 이슈였지만 이번 약세는 국내 문제에 기인한다”며 “향후 원화의 방향성이 국내 확진자수 증가 속도와 맞물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그는 “온라인 소비 급증과는 별개로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할 것”이라며 “국내 급격한 확산이 반영되는 3월 중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연구원은 메르스 사태 당시 기준금리(25bp) 인하, 11.8조원 규모의 추경예산 편성, 소비진작용 내구재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정책이 있었 듯 이번에도 비슷한 정책 조합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금리도 연내 1.00%로 하향 될 것으로 예상했다.

24일 코스피는 3.87% 하락한 2079.04로 주저앉았다. 코스닥도 4.30% 하락한 639.29를 기록해 주말 사이 커진 투자자들의 코로나19 공포심리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날 코스피의 낙폭이 커진데는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높고 그동안 지수를 견인해온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의 테크주 하락도 일조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24일 전일보다 4.05% 하락한 5만6800원을 기록했고 지난주 내내 10만원대 종가를 유지했던 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3.40% 하락한 9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 담당 허재환 연구원은 현재의 장세에 대해 “추세보다는 코로나에 따른 쏠림을 경계할 시기”라며 “기존 주도주에 대한 쏠림이 진정되는 계기”로 평가했다.

그는 “국내를 포함한 신흥국 자산 가격의 회복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고 신흥국보단 선진국, 위험자산보단 안전자산의 매력이 유효하다”면서도 “코로나 19 사태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에 결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각국 정부의 대응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주도주 중심으로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허연구원이 말하는 주도주란 테크(Tech), 2차전지, 소프트웨어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관심이 쏠렸던 이들 섹터가 조정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인 쏠림은 더욱 가속화될 거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가운데 증권가는 라임운용사태를 둘러싼 공방전을 이어갔다.

현재 문제된 라임운용 펀드들의 자산 가치에 대한 산정을 둘러싸고 TRS문제까지 곁들여져 투자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한 가운데 24일 라임자산운용은 모자형펀드 구조의 상품에 대한 오해로 손실규모가 잘못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라임운용 설명에 따르면 고객들은 환매 중단된 펀드의 자펀드에 가입했고, 그 자펀드가 다시 모펀드 또는 TRS를 통해 간접 투자돼, 자펀드에는 모펀드 뿐 아니라 다른 자산도 편입돼 전체 설정액과 순자산(NAV)의 중복 계산이 발생하므로 단순히 전체 설정액과 순자산의 차이를 고객 손실로 봐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라임측이 주장하는 자펀드 손실규모는 23일 기준 6341억원이다.

한편 금감원에서는 24일 새로운 사실들을 시장에 내 놓아 투자자들의 심리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전년 7월 이미 라임사태가 불거져 판매중단이 됐음에도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판 정황이 나왔다는 점과 이번 사태의 해결에 5년 이상의 기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투자자보호에 있어 좀더 보수적 관점을 견지해야 할 국책은행이 무책임한 판매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이 나옴과 동시에 오랜 시간이 지나 펀드 청산이 돼야 펀드 손실이 확정되고 이를 근거로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착수가 가능하다는 설명에 투자자들이 아연실색하고 있다.

다만 혼란의 가운데도 일부에선 증권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부진을 피할 순 없지만, 향후 투자심리 회복시 베타성이 높은 증권업의 경우 반등도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다”며 투자에 나설 것을 권유했다.

김연구원은 과거대비 커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IB관련 성장이 지속되고 1월 일평균 거래대금도 11.8조원으로 전월 대비 29.7% 증가해 어수선한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증권업계 수익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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