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혁신강국의 꿈' 전초기지로

▲ 타슈켄트 직업훈련원 정문.사진=일간투데이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한국이 IT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면서 세계 기술 교육계가 한국의 교육 제도와 산학협력 제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정부는 KOICA(국제교류협력단)와 함께 신흥기술개발 국가의 기술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교육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타슈켄트 직업훈련원은 KOICA의 지원으로 설립된 우즈베키스탄 기술 명문 사학으로서, 우수한 산업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에 일간투데이와 현지 방문단은 우즈베키스탄 기술 교육의 메카 타슈켄트 직업훈련원 방문을 통해 국제 교육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이 우즈베키스탄 기술 동력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은 그 명성이 알려지면서 국가 산업 기술 성장을 견인하는 인적 자원을 육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기술을 습득하는 젊은이들은 우즈베키스탄 곳곳에서 기술 강국을 꿈꾸며 '포스트 코리아'를 향해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은 우즈베키스탄 고용 노동부가 한국에 공식 요청하고 한국 정부가 우즈베키스탄과 우호 협력 관계 증진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요청을 적극 수락함으로써 성사됐다.

이 학교 건립에 한국 국제 협력기구 (코이카, 이하 'KOICA')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기술학교로 자리매김했다.
 

타슈켄트 직업교육원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학생들의 실습 환경 개선에 사용하고 있다. 사진=일간투데이

■ IT과목 중심 학제 운영과 국제 협력 프로그램 추진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은 최근 IT산업 발전에 대응하기 위한 교과목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다. 특히 관련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함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정부도 대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학교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으로는 ▲자동차 (자동차 제조업체, 엔지니어, 자동차 진단 전문가)의 ▲수리 및 유지 보수 ▲기계 제작 기술 ▲전기 공학 ▲전자 및 자동화 ▲컴퓨터 그래픽 ▲컴퓨터 소프트웨어 ▲웹 프로그래밍 ▲컴퓨터 시스템 및 네트워크 등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유·무형의 교육 자본을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학교 측은 관련 산업의 기초 능력을 학습할 수 있는 과목을 적극 도입했다. 이 같은 학교 방침에 대해 학부생과 학부모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이 학교의 높은 취업 성공률은 우즈베키스탄 전국에 알려져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발레 예프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 모두가 열의를 갖고 공부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기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IT기반 산업이 빈약한 우즈베키스탄에서 우리 학교 졸업생들이 점차 전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기술 관련 분야 종사자가 여타 직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이 곳에 입학 경쟁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크 노바 교감은 "학교는 학생들의 입학 열기가 높은 것에 안주하지 않고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19년 5월 타슈켄트에서는 처음으로 세계기술협회 (WorldSkills International Association)를 주최했다.

당시 세계기술협회의 드고이(de Goy) 회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을 탐방했다. 기술 교육 발전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까지 않은 명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드고이 회장은 센터의 활동과 학생들을 위해 조성 된 조건을 높이 평가하며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의 시스템은 매우 체계적"이라며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도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매우 창의적으로 구성돼 있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그는 타슈켄트에서 열린 전문 직업 분야의 첫 번째 국제 대회를 유치한 학생들의 IT기술 학습 의지를 격려하는 동시에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 재학생들에게 적극적 동기부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세계기술협회에 가입 한 후 관련 산업에 대한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인근 국가들과도 기술 전수 협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바크 리디 교감은 "러시아와 협력해 직업 교육의 경쟁력 강화, 전문 교육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기술협회가 요구하는 교육 시스템 개선에 관한 아이디어를 교환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노력으로 세계기술 협회 챔피언(WorldSkills International Championships) 대회에서 우즈베키스탄 국가 대표팀이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타슈켄트 직업훈련원을 방문한 (왼쪽부터)이상진 타슈켄트 직업훈련원 한국어교수, 석창호 TV스톰컴퍼니 대표, 신현승 일간투데이 대표, 고정훈 박사(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학과장) 가 학교 표지석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일간투데이

■ 한국의 대학 단체와 상호 발전적 교류 증진 및 확대 계획

양국간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한국학생들의 우즈베키스탄 산업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많아졌고, 한국 문화와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 또한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레 예프 교장은 "한류 문화라고 일컫는 한국 문화의 영향으로 이곳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게다가 한국이 IT산업 강국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 관계자가 직접 한국의 자매결연 학교를 방문했다. 당시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 관계자들은 학교 관계자들과 향후 미래 우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회의에 개최해 여러 의견을 개진한 바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 관계자들은 현재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의 적극적 교류 협력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요!"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의 학생 대부분은 IT전문 기술을 활용한 기업에 취업을 원하고 있다. 특히 이론과 현장 실습을 겸비한 이 학교 학생들은 현지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물론, 한국 기업에 취업해 관련 산업 경력을 쌓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한국에 세계적인 기업이 많다보니, 기회가 된다면 한국으로 취업하고 싶다"며 "한류 열풍이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친구들 또한 한국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한국기업에 취업해도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수 개 월 동안 한국의 대학교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어 실력도 월등히 향상돼 한국 기업 취업의 꿈을 달성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이 같은 한국 기업 취업 의지에 교사들의 협조 의지도 높은 편이다. 학생들을 위해 한국 기업에 대한 자료 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더 많은 자매 결연학교와 제휴하기 위해 노력한다.


발레 예프 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기업의 인기는 상당하다"며 "한국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우리 학교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는 경우도 많으며, 한국의 문화를 습득하기 위해 한국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국의 다양한 학교와 제휴를 통해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을 졸업한 많은 학생들의 한국 취업의 꿈이 달성되도록 저희 학교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즈베키스탄 직업박람회에서도 큰 '관심'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직업 박람회는 구직자와 각 분야의 업체들이 모여드는 대규모 행사로 알려졌다. 특히 '유스(YOUTH) 창의력 궁전'에 70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구직에 대한 열띤 관심을 나타냈다.

이 행사에는 구직자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고용과 노동 시장의 직·간접 관계자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당시 주최 측의 추산에 따르면 타슈켄트에서만 452개 기업과 2500개가 넘는 단체에서 행사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 결과 264명의 구직자가 취업에 성공했으며 1200명은 취업 지침을 제공받아 취업을 위한 적극적 교육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어울러 122명의 실직자들이 노동 시장에서 재훈련 과정을 밟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구직박람회에서도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의 인기는 단연 돋보였다.

특히 이 학교가 자랑하는 기술 교육 분야는 타슈켄트에서 손꼽히는 고급 인력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곳 직업학교 부스에서 직접 가용 인력을 부탁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OICA,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 초기 설립 투자

오늘날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 발전의 기저에는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이에 KOICA가 현지에서 사업을 주도하면서 오늘날의 기술 명문 사학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이 탄생하게 됐다.

지난 2008년 5월 KOICA는 타슈켄트에 직업 기술교육원 건립 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이 학교의 관리 및 교사를 한국으로 초청해 연수를 실시하고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당시 KOICA는 직종별 전공교재를 개발하는 한편, 훈련시설 건축 자문을 통해 현지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후 현지 기술 교육에 적합한 장비를 마련한 후 2012년 현장 교육이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특히 2012년 7월 25일에는 우즈베키스탄 직업훈련원으로 명명한 후 KOICA는 2012년 8월에 해당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면서 현지 담당자들이게 학교 운영 일체를 성공적으로 이임했다.

KOICA의 자료에 따르면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 설립 이후 1기 졸업생 238명 중 93.9%가 취업에 성공했다.

당시 입학자 대부분은 실업자 신분으로 이들이 기술을 습득한 후 취업에 성공함으로써 고용 유발 등의 경제적 효과는 물론, 현지에서 기술 습득을 원하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 청사진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기 졸업생 중 입학 전 소득이 있었던 일부 학생들의 경우에 한하여 직업훈련원 입학 전과 졸업 후의 월 평균 소득액을 비교해 본 결과, 월평균 47만5000 솜(cym:우즈베키스탄 화폐 단위)에서 66만5625 솜으로 증가해 소득액이 약 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설립 이후 우즈베키스탄의 물가는 꾸준히 증가해 지금은 1기 졸업생의 초임보다 훨씬 많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인'이 현지에서 높은 급여를 보장받음으로써 기술학교의 인기도 날로 높아졌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이 같은 성공을 발판 삼아 지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장기 교육개혁 추진을 통해 국가인력양성프로그램(NPPT: The National Program of the Personnel Training System)을 수립하면서 전문기술직업훈련기관의 실습교육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기존 정규학제의 '기술고등학교'는 시설이 열악하고 이론에 치중한 학과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문제점 때문에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현장에서 원활히 반영되지 못했다.

KOICA가 지원한 타슈켄트 직업훈련원은 전문실습기회의 확대함으로서 전문적인 이론과 기술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교육목적과도 부합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평가다.

이와 관련해 발레 예프 교장은 "한국 KOICA 재단의 투자로 설립된 타슈켄트 직업학교는 한국의 선진 직업 훈련 시스템과 현대화된 기자재를 지원 받아 설립된 만큼 우리도 한국처럼 기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타슈켄트 직업기술교육원은 목표는 높은 취업률로 인한 개인적 삶의 질 향상에 안주하지 않는다. 관련 산업의 발전은 곧 공공의 삶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관련 산업이 우즈베키스탄 전체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적극 교육에 매진한다는 것이 이 학교의 운영 목적이다. 특히 기술 산업을 근간으로 세계 산업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함으로써 세계 경제 추세에 적극 대처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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