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작곡·시·소설 등 문화·예술 접목 활발
창의적 인재양성 융합학과 신설
예술가 작품 공개 데이터셋 제공 제안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경. 사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간투데이 유경석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특히 딥러닝 기술이 문화예술분야의 변화를 자극하고 있다. 회화는 물론 작곡, 시, 소설쓰기 등 장르를 넘나들며 충격을 주고 있다. 예술가들을 위한 새로운 창작 도구로 활용되면서 과거 예술가들의 작품을 공개 데이터셋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문화예술가들을 길러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총장 이동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알맞은 인공지능을 융합한 공학, 인문사회, 그리고 예술·디자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오는 2021년 60명 정원의 인공지능응용학과를 신설한다.

인공지능 자체를 전공으로 하기보다 다양한 전공분야의 융합을 전제로 하는 인공지능 응용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인재양성을 위해서다.

1·2학년 때 소프트웨어, 기계, 로봇, 환경, 전자, 반도체, 바이오, 신소재, 디자인, 건축, 화학, 인문, 경영 등 각 분야별 복수전공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분야별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방식이다.

문화·예술·체육·관광에서 AI를 접목한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명한 시인의 시풍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한 AI가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AI스피커에게 노래를 신청하고 날씨를 물어보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나아가 이용자의 취향과 선호를 파악해 음악이나 영상 등 콘텐츠를 추천한다.

안면인식 체크인부터 로봇을 통한 룸서비스가 새로운 서비스로 확대·보급되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AI를 활용한 스마트한 도핑검사를 실시키로 하는 등 스포츠 분야에서도 AI 접목은 활발해질 전망이다.

AI 기술 발전 전망 (ITP). 자료=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무엇보다 AI를 접목한 서비스는 문화예술분야에서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특히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은 흥미로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 딥러닝 기술은 컴퓨터가 사람의 뇌처럼 사물이나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기계학습의 일종이다.

미국 럿거스대학교 인공지능 화가 AICAN은 구도·질감·형태·색·선 등 여러 요소를 분석해 인간의 작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의 회화(繪畵)를 그려냈다. 소니 연구원들이 개발한 딥바하(DeepBach)는 바하(Bach) 악곡을, 구글의 예술창작 AI인 마젠타(Magenta) 프로그램은 피아노 작품을 생성할 수 있다. 맥스 도이치나 엔터테인먼트 그룹 보트닉 스튜디오(Botnik Studios)는 인공 지능(AI)을 활용해 작품 패러디나 같은 주제로 짧은 소설을 생성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AI 창작물로 펄스나인(대표 박지은)의 AI 화가 이메진AI가 동양화 기법으로 독도 채색화를, AIRI(지능정보기술연구원)는 다수의 수묵화로부터 화풍을 학습해 입력시킨 사진을 수묵화로 변환시키는 방식의 인공지능 갠묵(GanMook)으로 수묵화를 그려내 화제가 됐다.

이처럼 AI가 기존 데이터를 통해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내면서 공개 데이터셋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과거 예술가들의 작품을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로 변환해 공개 데이터셋으로 제공해 새로운 수준의 창작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의견이다. 아티스트들이 인공지능 기술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 창작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주재걸 KAIST AI대학원 교수는 "딥러닝 기술은 오픈소스 분위기로 인해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은 점점 낮아질 것"이라며 "결국 확보된 데이터의 종류나 그 양과 질 측면에서 승부처가 나뉠 가능성이 커 예술문화분야 AI 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디지털화 된 체게적인 데이터 확보와 함께 AI·문화예술 양 분야 전문가들 간 활발한 교류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현재 AI Hub 사이트는 주로 연구자와 기업을 위한 공개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있으나 예술 쪽의 데이터셋 구축도 지원할 수 있도록 부처간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구글의 프로젝트 마젠타와 같이 새로운 예술을 창작하려는 사람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고 협업을 꾀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공지능(AI) 서비스 국내시장은 현재 초기 단계로 2017년 6조5000억 원에서 2023년 19조20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20.1%의 고성장이 예측된다. 국내 주요기업은 SK C&C, SK텔레콤, 네이버, 수아랩, 루닛, 뷰노, 셀바스 등이 있으며, 해외 주요기업은 미국 구글과 페이스북·아마존, 중국 텐센트와 알리바바·센스타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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