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합병 사실 인지 비율은 57%에 불과
소비자시민모임, "공정위, 양사 합병시 소비자·소상공인 영향 고려해 심사해야"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점유율 1·2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두 업체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이 서울·경기도 및 전국 6개 광역시에서 배달앱 이용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두 업체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두 기업의 결합심사가 진행 중임에도 합병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은 57%에 불과했다.

시장점유율 1·2위 업체답게 '가장 자주 이용하는 배달앱'은 배달의 민족(59.2%)과 요기요(35.6%)가 전체의 94.8%를 차지했고 배달의 민족은 82.4%, 요기요는 68.2%가 '최근 6개월 이내에 이용해봤다'고 응답했다.

합병의 주요 반대이유(복수응답)는 '독점시장 형성으로 인한 음식 가격 및 배달료 가격 인상(82.9%)', '사업 혁신이나 서비스 향상 동기 저하(46.3%)', '쿠폰·이벤트 등 소비자 혜택 감소(40.5%)' 순이었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우려는 현재 배달앱의 사용실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체 응답자 중 2개 이상의 배달앱을 중복으로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60%에 이르렀고 그 주된 사유가 '할인·쿠폰 서비스의 선택적 이용을 위해서(77.3%)'였다. 이어 '제휴 음식점이 달라서(37.2%)', '적립금 등의 혜택이 달라서(25.0%)', '배달료가 달라서(21.1%)', '음식점에 대한 리뷰를 비교하기 위해서(10.2%)'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91.2%가 배달앱 시장이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고 신규 배달앱 사업자가 생기면 서비스 경쟁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 응답자가 85.6%에 달했다. 하지만 두 업체의 합병이 이뤄지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한 응답자가 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합병으로 '가격경쟁 감소로 소비자가격이 인상될 것'이 79%, '서비스 경쟁이 줄어 소비자혜택도 줄어들 것'이 76.4%로 나타나 소비자들은 이번 합병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식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배달앱은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독점적 지위 생성으로 인한 가격인상, 서비스 저하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결합의 이해관계자인 배달앱 사업자와 소상공인 및 외식업 종사자들은 물론 소비자에 대한 영향까지도 면밀히 분석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시장에서의 공정한 역할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따져 엄정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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