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와 IT인프라에 투자 기회 있어

▲ 23일 온라인 세미나에서 i-리츠의 투자기회에 대해 설명하는 한화자산운용 박준영 펀드매니저(제공=한화자산운용)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전년 큰 폭의 성장이 있었던 리츠(REITs,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보다 더 큰 하락을 보인 가운데, 일반 리츠가 아닌 i-리츠(물류·IT인프라 리츠)가 유망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화자산운용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가속화하는 IT 인프라기업 성장에 주목해 실제 가치 대비 괴리율이 커진 i-리츠 시장에 관심을 둘 것을 권하고 나섰다.

23일 오전 한화자산운용은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주식 대비 과도한 하락을 기록중인 글로벌 리츠시장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각 리츠가 투자하는 지역과 섹터에 따라 코로나19의 영향이 다른 만큼 향후 성장성이 큰 섹터에 집중하고 순차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회복되는 섹터로 비중을 넓혀갈 것을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 회사의 멀티에셋팀 박준영 매니저가 연사로 나와 글로벌 리츠 시장의 현황과 리츠가 과도한 하락을 보인 이유, 향후 관심을 가져야 할 섹터의 순서 등에 대해 소개했다.

박 매니저에 따르면 “전년 25%의 상승을 기록했던 글로벌 리츠가 올해 2월 셋째주 고점을 기록한 이후 연초 대비 40%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 자본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성향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배당과 저금리에 힘입은 리츠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포심리로 오히려 전체 증시보다 리츠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츠 과매도의 이유로 리츠 기업들의 보유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 입주사들의 경영난에 따른 임대수익 하락과 공실률 상승, 리츠 기업들의 높은 부채비율과 조달환경 악화로 인한 외형성장 둔화, 경기 침체에 따른 배당 삭감과 실적 하향 전망 등을 들었다.

한마디로 자금 사정이 안 좋은 상황에서 어렵게 조달해 투자한 회사들의 부동산이 전과 같이 안정적으로 배당이라는 황금알을 낳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 결과 오히려 주식보다도 10%나 더 가치가 하락하는 기현상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박 매니저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리츠를 전체 시장으로 보지 말고 각 섹터별로 나누어 분석해보면 투자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최선호 섹터로 지목한 곳은 물류창고,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통신타워 등의 산업군으로 이들은 리츠 내에서도 경기 민감도가 높아 하락폭이 큰 소매(Retail), 쇼핑몰, 오피스, 부동산개발 등과 달리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해 하락폭을 줄이며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러한 섹터를 i-리츠(Industrial·IT 리츠)라고 칭했다.

박 매니저는 i-리츠 선방의 배경으로 ‘제로컨텍트’ 시대의 본격화에 따른 온라인 소비 증가로 물류창고 수요가 견조하고, 디지털화(Digital Transformation)의 가속화로 재택근무의 증가해 데이터센터와 통신타워 가동률이 높아지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꼽았다.

또 온라인쇼핑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의 수혜를 받는 IT기업을 임차인으로 둔 섹터는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i-리츠에 주목하는 이유다. 덧붙여 그는 단기적으로는 i-리츠도 영향이 있겠지만 타 전통 섹터 대비 i-리츠의 올해 순자산가치(NAV) 하락 전망은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펀드매니저인 박 매니저는 “글로벌 리츠가 역사적 평균 가치 대비 싸고, 주식과 채권 대비 평가가치(Valuation) 매력도가 높다”며, “글로벌 리츠는 현재 전체 증시의 주가 대비 76%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지만 배당수익률은 글로벌 주식 대비 5%를 상회하고, 채권금리 대비는 4% 가량 상회한다”고 글로벌 리츠에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리츠 중에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력에서 비교적 민감도가 낮은 섹터부터 점차로 전통적인 리츠 섹터까지 관심을 확대하길 추천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제시하는 글로벌리츠 투자 순서는 레지덴셜(주거형 부동산)과 오피스, 혼합형, 리테일, 호텔 순이다. 즉 이동 제한으로 인한 관광 급감의 영향이 큰 호텔 등에 대한 투자나 소비 감소로 인한 리테일 섹터는 회복의 속도가 늦은 만큼, 코로나19 내성이 큰 i-리츠 섹터에 먼저 관심을 두고 경기 회복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과매도 상태에 있는지를 살피며 전통 섹터로 투자를 집행하라는 주문이다. 단 전통 섹터 중에도 공실률이 낮고 상태가 우수한 부동산 자산 보유 기업인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한화자산운용은 i-리츠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V자 반등에 대한 예상에는 신중함을 보였다.

박 매니저는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V자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시 때처럼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안정화 및 투자심리 회복 시, 저금리와 양적 완화 기조에서 리츠는 전체 증시 대비 빠른 속도로 회복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U자형 반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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