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대두되며 방산주 상승

▲ 최근 한반도 긴장이 강화되는 가운데 전년 시행하지 않았던 한미연합공중 훈련이 이뤄졌다. 사진은 2017년 12월 한반도 상공에서 펼쳐진 한미 연합공중훈련 모습(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23일 한은이 1분기 성장률을 -1.4%로 발표하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이 국내외에 타전되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악화되는 고용지표와 경제성장률로 투자자들의 신경이 점차 곤두서고 있다. 전일 LG생활건강,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일부가 예상보다 견조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해 위기감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미 양국이 지난해 연기했던 연합공중훈련을 펼치며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은 코스피가 오전 한때 1900대를 유지하는 듯 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종식의 희망으로 개발중인 신약 ‘렘데시비르’가 임상시험에 실패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로 인한 불안 심리로 오후 2시경 1880.71까지 밀렸다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1.34% 하락한 1889.01로 마감했다.

개인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633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각각 -4231억원과 -2317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의 매도세 저지에 나섰다. 23일 -156억원 매도네 나섰던 개인들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며 아직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은 살아있음을 과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들은 1654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각각 1050억원과 570억원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과 기관에 맞서 코스닥지수가 1.68% 하락한 632.96에 멈추도록 제동을 걸었다.

이날 시장 하락의 한 원인이 된 렘데시비르 임상 실패 논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실수로 공개한 보고서 초안에 중국에서 진행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실패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비롯됐다. 개발사인 ‘길리어드’ 측은 “시험 참여 모집단의 수가 작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반박을 내놨으나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경제정상화를 위한 지원과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마이크펜스 미국 부통령은 현지시각 2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주리, 펜실베이니아, 오리건, 아이다호 등 미국 내 16개주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제재를 해제하는 경제 제개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며, “정부 지침에 따른 다수 주의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단계적 접근이 고무적”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미 하원은 5000억 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대출 지원안을 가결하는가 하면, EU 역시 전일 정상간의 화상 회의에서 5400억 유로 규모의 경제 대응책 가동을 승인해 기업과 근로자 지원에 나섰다.

이 밖에도 국제유가의 비정상적인 하락에 추가적인 감산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비수익 유정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고 멕시코만의 해상 유정들을 패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가 반등한 점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도 내달 13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준비에 들어가는가 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대한항공에 1.2조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을 24일 오후 발표하는 등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한편 전월부터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라 최근 방위산업주가 강세를 보여온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에 따른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 고조에 24일도 방산주의 고공행진은 이어졌다.

대표적인 방산주로 꼽히는 ‘스페코’, ‘휴니드’, ‘퍼스텍’ 등은 이날 각각 25.65%, 13.50%, 12.50% 상승하며 한반도 긴장 강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 밖에도 ‘LIG넥스원’, ‘풍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전통적인 방위산업주 모두 5%가 넘는 강세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강남지역 WM센터장은 “투자는 숫자도 중요하지만 심리와 그에 따른 수급이 중요한데, 우리에겐 글로벌 공통 이슈인 코로나19 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며 “내주 거래일이 3일에 그치고 30일부터 4일 연속 휴장에 들어가는 만큼 휴일을 앞둔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주초에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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