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충격 속에 실적 뒷받침되는 기업 투자 유효

▲ 에스엠 소속 뮤지션 '슈퍼엠'의 온라인 유료 콘서트 모습(출처=슈퍼엠 비욘드 더 퓨쳐 캡처)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4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며 사회활동 재개가 준비태세에 들어가자, 그간 공포 심리에 과매도 상태에 놓여있던 주식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며 활기를 띄고 있다. 때마침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며 우려와 달리 전년 대비 호실적을 기록하는 기업들이 나오자 긴장의 끈이 조금씩 풀리는 모양새다. 다만 고용관련 수치들이 충격적인 결과를 시현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것이 아닌 만큼 전문가들은 투자 유의를 권하고 나섰다.

28일 코스피 시장은 강보합과 약보합을 오가며 투자자들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장 시작과 함께 9시 50분경까지 1941.79포인트로 0.42% 상승하며 어제의 반등세를 이어가는가 싶더니 이내 10시 55분경 1911.63까지 -1.14%를 기록하며 지수가 밀렸다. 이후 다시 체력을 회복하여 종가는 0.59% 오른 1934.09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그간 지수가 바닥에서 급하게 올라온 시점에서, 4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급변하는 코로나19 상황과 김정은 위원장의 와병설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 등에 따른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분기 실적에서 의외로 호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이 늘어 투자를 이어가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매도세와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위기시 외국인들의 매도 대상이 되는 은행주들이 지난 금요일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일 급등했던 것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일 하나금융지주는 16.85%, 신한지주는 1050%, KB금융지주는 9.97% 각각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28일에도 이들 주식은 전날의 큰폭 상승을 반납하지 않은 채 보합세로 마감해 실적에 기반한 이유 있는 상승이었음을 과시했다.

하나금융투자 금융분석 담당 최정욱 팀장은 “은행주가 금융위기 수준인 PBR 0.3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 예상으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출성장률 하락과 대손비용률 상승 압박이 과도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 리스크에 따른 환율 상승은 전통적으로 은행주를 반대로 움직이게 하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 팀장은 과거 위기시와는 달라진 은행의 상황을 감안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이 대출시 담보를 필요치 않는 대기업 대출 비중이 줄어들어 경제 위기시 돈을 빌려준 은행이 위험할 수 있다는 ‘대기업 신용리스크’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요 피해업종인 항공, 여행, 영화관 등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 현황(익스포져)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금감원장이 언급한 은행들의 배당 축소 논란에 대해서도 “바젤3 최종안 일부 도입에 따른 자본비율 상승에 따른 자본 여력을 실물경제 유동성 지원에 쓰라는 뜻이지 배당 자체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극장과 여행관련주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23일 1만3900원을 기록했던 CJ CGV는 실적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28일 종가 2만6900원을 기록하며 한달여만에 두배의 반등을 기록했다. 전일 4.98%의 상승을 기록한데 이어 28일에도 6.32%의 상승을 이어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기대감을 반영했다. 여행 시장의 체감지수는 여전함에도 28일 하나투어는 4.66%, 모두투어는 7.69% 상승했다.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주인 ‘에스엠’은 각종 공연 등의 취소로 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하지만 소속뮤지션인 ‘슈퍼엠’이 세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전세계적 주목을 받았다는 소식에 28일 9.18% 급등했다. 엔터업계가 코로나19의 상대적 수혜가 예상되는 콘텐츠 공급자들을 위한 유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전일과 28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이틀 연속 동반 순매수를 이어갔다.

어제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16.61% 상승을 기록한 GS리테일은 28일에도 3.97% 상승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보유중인 편의점과 슈퍼가 든든한 수익원으로 작용한 것이 확인되며 BGF리테일 등 편의점 관련 주가를 동반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편의점의 경우 e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업태로 양호한 업황이 향후 지속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흐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투자를 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코로나19로 고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사업체 종사자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쪽으로 분산됐고, 이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가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대기업들이 연쇄도산하는 일이 없어 다행이긴 하나 고용 충격은 소비감소로, 소비 감소는 기업위축으로, 실물경제 후퇴는 금융으로의 전이가 가능한 만큼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실적이 확인되는 주식에 대한 선별적은 접근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3월 말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82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2만5000명(1.2%) 감소한 숫자를 기록해 우려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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