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해소 국면, 자사주 소각 발표 등 관심 가져야

▲ 미래에셋대우 로고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1분기 예상 밖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주들이 상승 흐름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등은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보여줬지만, 각 사가 안고 있는 이슈들로 투자자들이 적극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악재는 전부 노출된 상황이고, 그 리스크들이 통제 가능한 영역 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 5월 초 연휴를 지나면서 다수의 지역 감염자가 발생하자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도 다시 긴장상태에 돌입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주가지수가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상대적 수혜주인 카카오가 호실적을 발표하자 14일 현대차를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국 등 주요지수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재증가하는 가운데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순번을 기다리던 증권주들은 일부 중소형주를 제외하고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예상 밖 실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미래에셋대우나 9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 대를 유지한 메리츠증권은 주가 상승의 탄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또 다른 호실적 기업인 현대차증권이 중소형주 상승세에 동참해 실적 발표 후 일부 반등을 보였지만, 소위 ‘클럽 사태’ 이후 힘이 빠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이유로 각 사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리스크에서 찾고 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내놓은 보고서에서 1분기 연결 이익이 1078억원으로 자사의 추정치와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해 어려운 환경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신규 PF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PI투자자산의 성공적인 회수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분석의 배경에는 미래에셋대우를 중심으로 미래에셋그룹이 투자를 검토 혹은 진행했던 대형 딜의 결과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그룹은 현재 중국계 안방보험 측과 미국 주요 호텔 15개를 통매입하는 과정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입장 차이로 인해 소송전이 벌어진 상태다. 미래에셋 측은 지난 11일 안방보험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응소와 반소를 진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매입 과정에서 안방보험이 호텔 소유권과 관련해 델라웨어 법원에 피소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해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고, 안방보험 측에서 이 소송이 계류중임을 인정했다는 것이 미래에셋측 설명이다.

안방보험측은 이와 관련해 한국의 홍보대리인을 통해 관련하여 납득할만한 설명을 충분히 했음에도 미래에셋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소송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이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려를 자아내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전략적투자자(SI)인 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 선언하며 딜이 공중에 뜬 상황이다. 때마침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투자 그루 워런 버핏이 미국 주요 4개 항공사 지분 10%를 보유하다 큰 손해를 입고 모두 매각한 상황이라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공개적으로 말하긴 어려워도 시장에 있는 사람 대부분은 지금 상황이 미래에셋에 절대 불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랜드마크 호텔 인수가 잘못된게 아니라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문제가 된 것이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적정 가치에 대한 이견이 생긴 상황에서 딜을 브레이크(중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면 선택권은 매수자 측에 있다는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IR 팀장은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이미 PI투자 포트폴리오가 워낙 다양해 만약 이익이 나지 않을 상황에선 딜 엑시트(수익실현)를 통해 얼마든 숫자를 맞출 수 있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어 주가 관점에서 지금은 투자 적기”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로고

메리츠증권 역시 호실적의 수혜를 받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시장의 우려는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PF 등 대체투자(AI) 부문의 급성장을 통해 이익을 키워왔던 것을 고려할 때 리스크관리 차원의 PF규제가 성장에 걸림돌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특히 종금라이선스를 반납하고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종금’자를 떼어낸 상황에서 투자를 위한 자금 수혈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규정안 규정변경예고를 살펴보면, 기본 안에서는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 금액을 자본의 100% 이내로 관리하려던 것을 부동산 종류별 반영비율 차등안으로 변경해 메리츠증권의 숨통을 틔워줬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규정 시행일(7월 1일 예정)부터 올해 말까지 자본의 120%, 내년 초부터 6월 30일까지 110% 허용. 1분기말 동사의 전체 채무보증 잔액은 자본의 212%에 달했는데, 위의 조치를 기준으로 재산출 시 140%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하며, 부동산PF만을 적용할 때에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곧 인위적인 PF 채무보증 감축 없이도 만기 상환에 따른 자연 감소분 만으로 규제 수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부동산본부장은 “어찌보면 코로나19사태로 어려워진 금융투자업계의 현실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고삐를 조금 풀어준 셈이 됐다”며 “어차피 메리츠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익스포져를 줄여나가야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신규 영업을 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자연감소분이 곧 숙제를 해결해주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기존 4500원에서 11.1% 상향해 5000으로 조정했다.

한 중소형증권사 대표는 “시장이 흔들린다고 해서 증권주가 투자매력이 없다는 건 잘못된 이해”라며 “오히려 변동성 확대로 신규 고객이 늘어 자산관리(WM)부문 수익 확대로 수익의 한 축을 이루고, 노정된 이슈만 관리해 나가면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러 기업에서 자사주 매입을 이야기 하지만 단순히 자사주 매입이 아닌 자사주 소각까지 하는 회사들은 그만큼 주주와 교감을 확실히 하겠다는 뜻이므로 이 부분도 눈여겨 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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