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5월말 경영정상화 정해지면 본교섭”
월말 이사회 개최가 분수령…21일부터 휴업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김영섭 선임기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이달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 노사 실무교섭에서 ‘5월말 경영정상화 방향 확정’이라는 표현이 사측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이달말 두산중공업 이사회가 열려 ‘3조원 규모 자구안’을 의결할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20일 두산중공업 노조(지회장 이성배)에 따르면 회사 측 실무대표인 박칠규 관리담당은 전날 열린 제6차 실무교섭에서 “휴업 시행이 안타깝지만 현 상황에서는 고정비 절감이 절실하므로 감내할 수밖에 없다”며 “조합의 투쟁 및 일부 생산 차질 역시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달 21일부터 유휴인력 400여 명에 대한 휴업을 공시대로 시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본 교섭은 5월말 회사의 경영정상화 방향이 정해지면 그때 내용 공유와 교섭을 자연스럽게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달말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될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고, 두산중공업 이사회가 예정된 이달 말쯤 매각 규모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산그룹이 구조조정과 자금조달 계획을 담은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확정지을 이사회를 예정대로 개최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을 대신해 두산그룹을 실사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주 실사 결과를 채권단에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두산중공업 노조의 ‘휴업 철회’ 요구도 자구안 확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6차 실무교섭에서 노조 측 이철규 수석부지회장은 “휴업 철회가 없는 한 교섭합의는 없다는 기조로 교섭하고 근로기준법과 단협 위반 사항에 대해 법적 투쟁 역시 이어가겠다”며 “진정성을 갖고 교섭에 임하고 휴업 철회를 요청한다”고 했다.

또 두산중공업 조합 위원은 “휴업의 기간이 길다. 회사에서 실시하는 휴업은 정부의 기조 방향과 반대되는 부분이다. 강행한다면 큰 투쟁으로 막아낼 수밖에 없다”며 “진짜 유휴 인력인지 다시 파악해주길 바란다. 직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범위의 고정비 절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산중공업 노조 2020년 임단협 6차 실무교섭 결과 [출처=두산중공업 노조지회]

이에 대해 사측은 “현재의 휴업 기간은 12월 말까지이며, 회사의 수주 및 물량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등 자구안의 일환으로 2020년 5월21일부로 일부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휴업을 실시한다”며 “이번 휴업은 사업장 및 공장 단위의 조업중단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연말까지 휴업에 들어가고,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5일까지 신청받은 100여 명에 대해 명예퇴직도 진행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600명이 넘는 직원이 명퇴로 회사를 떠난 데 이은 2번째 명퇴다. 두산중공업은 수주 감소 등에 따른 경영위기로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2조4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자산 매각과 관련해 두산베어스 매각설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