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정비사업 복귀…'신반포 15차' 이어 두 번째 수주
기존 우선협상대상자 HDC현산, 조합에 소송…변수로 지목

▲ 반포3주구 래미안 문주. 자료=삼성물산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삼성물산이 8000억원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로써 5년만에 정비업계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 이어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을 따내면서 반포지역을 석권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재건축 조합이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참석 조합원 1316명(사전 투표 포함) 가운데 686표를 받은 삼성물산이 대우건설을 따돌리고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득표율은 52%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 사업장은 전체 공사비만 8087억원으로 약 1조원대 대형 사업인 만큼, 시공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난달 10일 시공사 선정 재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조합에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내걸었다.

지난 19일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서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직접 참석해 조합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1차 합동설명회부터 최고경영자가 나서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100% 준공 후 분양'과 '공사 시간 단축' 제안 등이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은 요인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AA+)과 탄탄한 자금력을 지닌 삼성물산은 일반적인 후분양과는 다른 100% 준공 후 분양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후분양은 공사비 조달 부담이 크지만 선분양과는 달리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공사 선정 후 착공까지 12개월 안에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공사기간은 34개월로 단축해 사업비 이자 120억원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사업비는 최대 3조원까지 삼성물산 회사채 금리(AA등급)에 0.25%포인트를 가산한 연 1.8~1.9% 수준으로 대여할 계획이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삼성물산의 상품,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해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반포3주구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by) 래미안' 투시도. 자료=삼성물산

경쟁사인 대우건설은 단지명을 '트릴리언트 반포'로 짓고, 선분양·후분양·일반분양분 리츠 등을 제시하며 조합원의 선택 폭을 넓혔다. 특히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조합과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권을 삼성물산에게 내준 바 있어 이번 수주에 사활을 걸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한편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를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아파트 2091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총 8087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반포3주구는 오는 2023년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by) 래미안'으로 탈바꿈된다.

앞서 조합은 지난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 지난해 12월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고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새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선정됐지만.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과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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