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주가 못 미친다…외국인 돌아온다

▲ 주가지수 고점론과 추가상승론이 맞서고 있다.<출처=겟티이미지>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증시가 단기간에 V자 반등을 보이면서,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시각과 추가상승을 주장하는 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가 고점을 주장하는 쪽은 기업 실적이 현 주가를 따라오지 못해 단기 과열 양상임을 주장하고, 추가 상승을 주장하는 쪽은 달러 약세와 유가상승 기조 속에 외국인의 귀환으로 언택트 관련주를 넘어 전통산업과 금융에까지 온기가 확산될 거라는 논리다.

5일 주식시장은 코스피 지수가 1.43% 상승한 2181.87 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5월 29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장중 한때 2187.25를 기록하는 등 22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3월 19일 코스피지수가 1439.43으로 올들어 최저점을 기록한 이래 두달 반 만에 약 52% 상승한 결과다.

일각에서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의혹으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여파를 염려하는 시각이 있었으나, 삼성전자(1.65%), 삼성물산(4.67%), 삼성바이오로식스(2.31%) 등 삼성계열 주요 종목들이 5일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지난 5월 26일 코스피지수 2000 돌파 이후 개인들의 매수세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개인들은 2000선 돌파 이후 최근 9거래일 동안 5월 27일과 29일 이틀 동안만 순매수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7거래일 동안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6월 들어 이번주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 같은 기간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기관과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다가서자 지수 고점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추가 상승을 외치는 목소리가 부딪히고 있다.

IBK투자증권 글로벌전략 담당 안소은 이코노미스트는 5일 ‘강한 회복 기대, 그 경로에 대한 의문’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글로벌 경제는 아직 코로나19 충격 하에 있지만, 주식시장은 경기 회복 기대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실물지표에 앞서 움직이는 가계 소비심리와 기업PMI(구매관리자지수) 등 심리지표 반등 시작,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진정” 등을 원인으로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과 독일 등 추가 재정정책 제시, 미국의 5차 경기부양책 논의, 6월 FOMC에서 미 연준의 새로운 정책 기대” 등 강력한 부양 기조가 경기 회복 기대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연구원은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경기 회복 경로가 현실화될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제지표와 기업이익 추정치의 반등 강도와 기울기가 약화될 수 있고, 이는 코로나19를 먼저 겪은 중국 PMI가 급격한 반등 이후 정체기를 보인 것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 수급 개선에 의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메리츠증권 시황담당 하인환 연구원은 5일 ‘외국인 수급 전환 기대감 점차 확대’라는 리포트를 통해 한국 시장을 지속 매도해온 외국인의 귀환 가능성을 4가지 관점에서 제시했다.

첫째, 달러화 약세 전환이다. 최근 유로화와 위안화 강세 속세 달러인덱스가 97pt까지 하락해 시장 급락시 달러 강세에 따라 미국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이 다시 이동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둘째, 코스피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추세적인 반등인지 일시적인 반등인지 추적 관찰이 필요하지만 경제활동 제개에 따른 추세 형성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셋째, 신흥국의 코로나19 안정화 여부다. 아직 완전한 안정화 단계라 말하긴 어렵지만 러시아 등 확산 일로에 있던 국가가 안정화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패시브 자금이 독일 등의 국가에서 안전자산 이탈을 보이는가 여부다. 자금이 안전자산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걸 확실한 리스크 탈피 신호로 보는 시각이다. 추가적으로 전일 오전 발표된 한국증시 관련 3대 ETF 중 2개에서 좌수 증가가 나타나 국내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는 논리를 폈다.

한편 최근 2주간 급등한 은행주 투자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IBK투자증권 은행담당 김은갑 연구원은 “은행주가 시장상승을 선도하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며 “그간 시장 상승 과정에서 소외됐다가 후행하여 주가가 올랐고, 코스피 대비 은행주의 할인정도를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상승이 이뤄진다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지만 현 경기상황에서 금리상승의 폭과 기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형증권사 WM팀장은 “결국 과거와 달리 코로나19 진행 상황, 그에 따른 경제 타격과 회복 속도가 국가별로 다른 상황에서 돈의 향방은 상대적인 추가 기회를 주는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단순히 지수가 높다고 불안해할 이유도 없고, 시중 대기자금이 많다는 이유로 마음을 놓을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가능성이 높은 쪽은 그간 성장주가 치고 올라오면서 아직 제자리로 덜 회귀한 종목들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되 홈런보다는 안타를 친다는 생각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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