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주식양도소득 과세
애널리스트 선행매매 의혹…옵티머스 쇼크까지

▲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유동성의 힘으로 지수를 지탱하던 주식시장이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폭풍전야를 맞이하고 있다. 잠잠한 듯 했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집단 발병과 함께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오랫동안 검토해온 주식양도소득세 발표, 끊이지 않는 사모펀드발 신뢰 붕괴와 애널리스트 선행 매매 등 마치 재방송을 트는 것 같은 부정 이슈의 반복으로 투자자들의 피로가 쌓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미국 주요 지수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 우려로 2%대의 하락을 보인 가운데, 국내 증시도 충청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누그러들지 않고 미국이 유럽 상대 추가 관세 검토 소식이 전해지는 등 대외 리스크가 커지자 코스피지수가 2.27% 급락하며 2112.37까지 밀렸다.

IMF가 전일 세계 경제성장률을 -4.9%로 전망해 지난 4월 제시한 3.9%보다 1.9%p 하향조정하는가 하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도 캐나다의 재정적자와 공공채무 비율 상승을 예상해 국가 신용등급을 ‘AAA’ 에서 ‘AA+’로 한단계 낮추는 등 부정적인 뉴스가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우리 정부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 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는 2023년부터 소액주주에 대한 주식 양도소득 과세안을 발표해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2023년부터는 그간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던 개인 소액주주도 금융투자로 인한 양도차익 2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20%의 세금을, 3억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부과토록 했다. 현재까지 비과세이던 채권과 주식형펀드, 장외파생상품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똑같은 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2022년부터는 주식, 펀드 등 동일 투자자에게 발생한 모든 금융상품 투자 손익을 통산해 ‘순이익’에만 과세하고, 손해 발생시 향후 3년간 발생 이익에서 차감해주는 단서조항을 넣었다. 초기 해외펀드 투자시 당해에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세금을 내야 했던 오류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개인투자자들의 과세 신설에 대한 당근으로 농특세를 포함해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를 2022~2023년 두해에 걸쳐 0.1%p 낮춰주기로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하는 원칙에 맞춰 개인 조세저항이 클 수 있는 직접세 성격의 양도세를 신설하며 주식투자의 손익과 상관없이 내야하는 간접세 성격의 거래세를 낮추는 정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개미투자자와는 상관없는 정책이라 할지라도 주식시장에 없던 과세가 생긴다는 것은 가뜩이나 성장 모멘텀을 잃은 국내 증시 투심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이미 고사상태에 빠진 주식형펀드에도 악재”라고 전했다.

한편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라임사태 등으로 이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금투업계가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으로 소개돼 지난 2년여 동안 약 1조원 이상 팔린 이상품이 실제론 서류 위조 등을 통해 대부업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환매 중단에 따른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 판매액의 85.56%에 해당하는 4778억원을 판매한 NH투자증권은 불완전 판매 의혹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영채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관계 연루설 등이 퍼지며 쉽게 사그라들 기세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전일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소속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혐의를 근거로 D증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확인돼 분위기는 더욱 흉흉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은 맞다”면서도 “조사결과 사안이 확정될 때까지 구체적인 대상과 규모 등에 대해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선행매매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담당하는 섹터나 종목의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기 전에 자신에게 유리한 매수 또는 매도 포지션을 취한 상황에서 보고서 작성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증권사 입장에선 개인의 일탈 행위를 완벽히 모니터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한 주식투자자는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적극 뛰어들며 외인들이 팔아치운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데 시장에 신뢰를 줘야 할 파트너인 증권사들이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 아쉽다”며, “금융의 근간인 신뢰를 깨고도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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