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유경석 기자] 대로군자행(大路君子行)이란 말은, 사전에는 없다.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을 살짝 변용한 표현인 탓이다.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은 군자(君子)는 큰길을 택해 간다는 뜻으로, 덕(德)이 있는 사람은 밝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이다. 대로(大路)는 군자(君子)만이 다닐 수 있다는 의미로, 대로군자행을 채택했다.

참으로 가볍다. 권력자들의 입이 깃털보다 가벼이 여겨지던 때가 또 있었던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호리(毫釐)의 차이가 천리(天理)의 어긋남을 빚는다. 호리(毫釐)는 매우 적은 분량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소털의 1000분의 1 분량의 저울눈을 말한다. 개탄스러운 마음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대통령 후보자로 언급한 까닭은 알 수 없다. 알고 싶지도 않다. 백종원 대표가 대통령감이 되는지 여부와도 무관하다. 다만 그 과정이 옳으냐는 변론으로 두고라도, 그 입은 너무 가볍다. 대통령이라는 지위가 인기가 많은 사람으로 '채워지는' 자리는 아니라고 여기는 까닭이다.

군자(君子)는, 유교사회에서, 학식(學識)과 덕행(德行)이 높은 사람을 말한다. 학덕이 뛰어난 사람이 높은 벼슬을 했던 까닭에, 지위가 높고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을 군자라 했다. 이 말은 높은 위치에 있다 하여도 학덕을 갖추지 못하고 백성을 사랑하지 못하면 군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군자(君子)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나 윤석열 검찰총장 등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만으로 한정할 이유는 없다. 학식(學識)은 그 자체로 학문과 식견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고, 이는 배워서 얻은 지식을 뜻한다. 사회 각 분야, 대략 1만1900개에 이르는 직업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포함된다는 의미다.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그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는 군자(君子)다.

대로(大路)의 사전적 의미는 크고 넓은 길이다. 어떤 목적을 향하여 나아가는 활동의 큰 방향으로도 사용된다. 어떤 의미든 '언행심사(言行心事)가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난다'는 뜻이다. 또 '드러나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로(大路)는 군자(君子)의 길(行)이다. 군자가 아니고서는 대로 위에 설 수가 없다. 얄팍한 지식을 발판으로, 한줌도 안되는 권력에 기대어 어둡고 습한 곳에서 기생하려는 자들은 애시당초 군자의 길과는 거리가 멀다. 높은 지위에 있음을 자각한다면, 모든 사람 앞에 언행심사(言行心事)가 부끄럽지 않아야함이 마땅하지 아니한가.

옛말에 '학문을 완성하기 전에는 세상에 나아감을 멀리하라'는 가르침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 그 무지의 피해는 모두 뭇 백성이 나눠져야 할 짐이 되는 까닭이다. 백성 또한 학식이 뛰어난 까닭에 군자의 여부를 판단할 능력이 있음도 기억할 일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대로(大路) 위에 서 있는가. 윤석열 검찰총장은 또 어떠한가. 대로 위에 서서 일하고 있는가. 그 일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자답(自答)할 수 있는가. 스스로 군자라 여기는가. 자문하고, 또 자문할 일이다. 그 결과를 모든 사람들 앞에서 드러낼 일이다. 덕(德)으로. 덕은 그 자체로 행동을 내포하고 있다. '그 입 다물라'

참고로, 군자(君子)의 반대말은 소인(小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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