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순 공주시의회 의원이 후순위 후보인 A모 씨와 2년 활동 후 사퇴·승계를 약속했던 내용이 담긴 합의서약서 이미지. 사진=정종순 시의원
[일간투데이 류석만 기자] 충남 공주시의회 정종순(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의원이 지난 2일 시민에게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논란과 실망을 드린 당사자로서 시민들께 사죄드린다”면서 “남은 2년 임기를 끝까지 마무리 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사과문을 통해 밝힌 정종순 의원의 발언에 지역 정가가 크게 요동치는 등 핫이슈로 급부상 하고 있다.

정 의원은 “8대 공주시의회 비례대표로 당선돼 전반기 2년 동안 의정활동을 열심히 펼쳐왔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보도됐던 바와 같이 후순위 후보와 임기를 2년씩 나눠서 활동하기로 약속했고, 그 과정에서 합의서도 작성했었다”고 설명하며 “그렇지만 오랫동안 고민하고 여러 전문가, 정치인, 당 관계자, 외부인 등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남은 임기를 끝까지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정 의원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은 후순위 후보와, 그분을 지지했던 유권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언론의 관심 속에 부담을 안았던 당과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 공천 제의를 받았을 때는 여성이자, 청년에게 처음 주어지는 기회라는 것만 생각하고 2년이라도 열심히 일해서 청년들이 지역기반이나 스펙은 부족해도, 일은 열심히 하더라는 평가라도 남길 수 있다면 다음 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하며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2년 내내 시민들을 속이고 있다는 마음의 짐을 갖고 의정활동을 했었다. 특히 주로 활동했던 ▲청소년 ▲장애인 ▲소상공인 ▲여성 등의 분야에서도, 다음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을 속으로 삼키며 스스로의 활동에 제약을 걸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제게 정치적 욕심이 있다면 지금 조용히 떠나는 게 더 유리하다”며 “시민들께 비난은 받을지언정 약속을 지켰다는 신의와 개인의 정치적 스펙을 챙기고, 2년 후에 미래통합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나, 반대로 이대로 의원직을 계속 수행을 할 경우 제게 다음 선출직에 도전할 기회가 다시는 없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정활동 본연의 취지에 반하는 개인의 정치적 약속과, 시민들과의 신의 속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옮은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법적으로 정해진 임기 내에 시의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특히 “그 외에 당내에서의 저의 위치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지금까지의 의정활동을 이력서의 경력마냥 쓰는 것을 허락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제가 관례로 쉽게 받아들인 일이 시민들을 기만하고,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런 약속을 한 제게 실망한 분들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 감출 길이 없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의원 배지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본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시민들로부터 맞을 매도 달게 받겠으며, 당에서 징계조치를 내린다면 그 역시 모두 감수하겠다”고 밝히며 “기초의회의 비례대표 의원이 캐릭터 상품처럼 소모되지 않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고 시정을 살피는 시민의 대표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켜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지난 2년 보다 앞으로 남은 2년간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에 임하겠다. 여러분께서 더 매서운 눈으로 가르침을 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 한마디에도 귀 기울이며 한없이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마지막으로 정종순 의원은 “다시 한 번 더 저의 어리석음을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며 “남은 2년간 시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혼신을 다해 뛰어 다니는 의원의 모습으로 그 송구함을 씻고자 한다. 저를 믿고 응원하며 지켜봐 주시길 간곡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공주시의회 6대 에서는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의원인 한은주(전반기) 의원과 박인규(후반기) 의원이 비례대표의원직을 2년씩 나눠서 했고, 7대 의회에서는 자유한국당 박선자 의원이 후반기 후보와의 약속을 어기고 4년 임기를 채워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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